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껌이 발암물질?..롯데.오리온의 '이전투구'
상태바
껌이 발암물질?..롯데.오리온의 '이전투구'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0.03.24 0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윤주애 기자] '자일리톨껌'으로 국내 껌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롯데제과에 오리온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리온은 껌베이스에 사용되는 초산비닐수지 대신 100% 멕시코산 천연치클로 대체한 '내츄럴 치클껌'을 출시하며 '껌'에 대한 안전성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오리온은 23일 신제품 '내츄럴 치클껌'을 출시하며 껌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껌판매로 올해 매출 200억원을 올리겠다는 것이 오리온의 야심찬 목표. 


오리온은 이를 위해 롯데제과의 히트상품인 '자일리톨껌'을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국내 껌시장은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크라운제과 등이 진출해 있으며 연간 2200억~24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연간 매출 1600억원을 올리며 국내 껌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제과의 껌 매출 중 1000억원 가량이 '자일리톨껌' 판매로 이뤄진다. 자일리톨껌 단일 품목이 국내 껌시장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자일리톨껌을 공략하기 위해 오리온이 들고 나온 것이 바로 껌 재료의 안전성 문제다. 국내 껌 제품이 천연치클을 포함한 화합물로 구성된 껌베이스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


오리온은 초산비닐수지가 함유된 껌베이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은 천연치클을 사용한 것은 물론 합성착색료와 합성착향료, 합성산화방지제 등을 일체 쓰지 않은 '내츄럴 치클껌'을 내놓았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오리온은 치클껌 출시에 앞서 지난 18일, 19일 양일간 무가지 신문에 '내츄럴 치클껌' 출시를 예고하는 티저 광고를 싣는 것으로 자일리톨껌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이 광고에는 자일리톨 껌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껌과 함께 '뱉어라 초산비닐수지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오리온은 ‘초산비닐수지란 타이어, 접착제 등의 원료로 쓰이는 화학물질로 석유에서 추출한다’는 점과 ‘현재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껌에는 초산비닐수지가 첨가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천연치클껌을 차별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초산비닐수지는 지난 2008년 4월 방송된 KBS1TV '이영돈PD의 소비자고발'을 통해 이미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초산비닐수지는 석유 정제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점성과 탄성, 씹는 느낌까지 천연치클과 비슷하고 가격이 저렴해 껌베이스에 사용되고 있다. 초산비닐수지 자체는 인체에 무해하지 않지만, 가공 전 단계인 초산비닐은 발암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내용이 방송을 탄 뒤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초산비닐수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번졌다. 

오리온의 천연치클껌 광고는 초산비닐수지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다시 부추길 소지가 다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산비닐수지는 껌베이스를 이루는 성분 중 하나인데 ‘내추럴 치클껌’을 제외한 시판 껌에 사용되고 있다"며 "‘내츄럴 치클껌’은 껌베이스에 사용된 초산비닐수지를 100% 천연치클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연치클로 대체한 상품이 있다는 것을 부각시킨 것일뿐 초산비닐수지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표적이 된 롯데제과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초산비닐수지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했다”며 “오리온 역시 그동안 초산비닐수지를 사용해왔는데 ‘내츄럴 치클껌’을 포함해 앞으로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초산비닐수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도 "초산비닐수지는 이미 식약청으로부터 안전성을 입증받았다"며 "초산비닐수지 대신 천연치클을 사용하는 것은 안전성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역시 초산비닐수지의 안전성이 입증돼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지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성 논란에 선을 그었다.

식약청 첨가물기준과 관계자는 "초산비닐수지가 석유에서 추출됐다는 부분은 잘못됐다. 추출물이라는 것은 분리.정제해 얻어지는데, 초산비닐수지는 아세틸렌과 초산을 융합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산비닐수지 대신 천연치클로 대체한 것은 껌의 안전성 문제가 아니라 업체간 표시사항의 논란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0년 3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된 껌 중에서 초산비닐수지를 100% 천연치클로 대체한 유일한 껌'이라는 오리온의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초산비닐수지를 비롯한 여러가지 첨가물로 이뤄진 껌베이스는 껌제품에서 보통 20~30%를 차지한다. 오리온은 껌베이스 중 초산비닐수지를 100% 천연치클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자칫 소비자들에게는 ‘100% 천연치클을 사용한다’는 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천연치클은 '내츄럴 치클껌'의 껌베이스에 14% 함유되고, 전체적으로는 2.4% 들어있다"면서도 "천연치클의 공급물량이 한정돼 '내츄럴 치클껌' 외 다른 껌의 경우 천연치클로 100%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