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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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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별을 인정하는 시간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4.26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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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드라마 폐인을 양산하며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연극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연극열전3의 다섯 번째 작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통해서다.


1996년 4부작 드라마로 방영된 이후 드라마 PD와 작가들에게 교본처럼 여겨진 이 드라마는 2000년 4월 소설 출간, 2010년 3월 대본집 출간 등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연극으로도 새롭게 재탄생돼 무대에 올랐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의 이재규 PD가 연출을 맡았고 정애리, 송옥숙, 박철민 등이 출연한다. 이재규 PD는 “이 작품을 보고 나서 가족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가족을 통해서 얻은 따뜻한 무언가를 가슴에 품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모성애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던 주인공 인희는 갑작스럽게 자궁암 말기란 판정을 받는다.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 갈 꿈에 부풀었던 인희는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한다.


노희경 작가는 실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3년 만에 이 작품을 썼다. “돌아가신 어머니께 올리는 글이기도 하다”라며 소감을 밝힌 그녀는 “부디, 젊은 우리는 부모님 살아계실 제 철 들길. 세상의 모든 부모님은 어리석은 자식이 철 들 때까지 건강하게 사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드라마의 대사와 구성을 거의 동일하게 무대로 가져왔다. 차이점이 있다면 인희가 죽은 후 가족들의 일상이 끝에 에필로그 형식으로 붙는 정도다.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 이후에도 가족들의 삶은 지속된다. 연극적인 새로움이 부각되기 보다는 이야기 그 자체에 집중했다.


배우 정애리는 언제나 최적, 최선의 것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말기 암환자의 감정을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보여준다. 감정의 과잉으로 자칫 촌스러워질 수 있는 불상사는 애초에 차단되는 것이다.


‘엄마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연계는 엄마를 다룬 작품들이 자주 무대에 오른다.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역시 엄마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엄마의 죽음과 희생만을 강요하지 않는다. 인희의 죽음 이후 가족은 성장을 경험한다. 진정한 사건은 병이 아니라 이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가족의 태도에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7월 18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관에서 공연된다.


글_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사진_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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