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시민모임은 얼마 전 조제분유와 조제식 등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 23건을 수거, 조사했다. 다행히 균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남양유업의 조제분유 '알프스산양분유'에서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이 검출되었다고 발표,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다.
검역원에 따르면 34개 조제분유 제품에 대한 사카자키균 오염실태 검사 결과, 남양유업 제품에서 300g 당 1마리 정도의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검역원은 이에 따라 이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및 자진회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사카자키균은 6개월 미만의 영유아 중 면역결핍영아, 태어난 지 28일 미만의 영아, 2.5kg 미만의 저체중아 등이 주로 감염되며 패혈증과 뇌수막염 등을 일으켜 치명적인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조사에 의하면, 이 균에 감염되면 매우 치명적이다. 신생아나 영아의 패혈증, 뇌막염 등과 관련이 있다는 조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외국의 경우, 아르헨티나, 브라질, 룩셈부르크, 홍콩, 아일랜드, 영국 등은 리콜이 시행된 사례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961∼2002년 47건의 사카자키균 오염사례가 발생했으며 15명이 사망했고 31명은 회복됐다. 그러나 유럽연합을 제외한 WHO와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일본, 미국 등은 이 균에 대한 별도기준을 설정해 관리하지 않고 우리나라와 같이 대장균군으로 위생관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WHO는 현대과학 수준으로는 엔테로박터 사카자키 균으로부터 안전한 분유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균에 오염되는 경우는 우선 제조과정에서 재료, 또는 오염된 공기를 통해 오염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분유를 물에 타서 아기에게 먹이는 과정에서도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루로 된 분유를 물에 타고, 먹이기 전에 식혀서 보관했다가 다시 데워서 먹이는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무엇일까. 모유를 먹이면 된다. 모유를 먹이면 제조과정에서 오염될 이유가 없다. 물에 타고, 식혀서 보관하는 등 먹이는 과정에서 오염될 까닭 역시 없는 것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분유를 먹여야 할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깨끗한 우유 병에 타서 먹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분유를 먹일 때마다 깨끗한 병에 타서 먹여야 한다. 소독을 해야 한다. 먹다가 남긴 분유는 아깝지만 버려야 한다. 박테리아는 냉장고 안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기 때문에 분유를 탄 후에 오래도록 보관하면 위험하다. 그래서 분유를 타면 빨리 먹이고, 남긴 것은 버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분유를 물에 탈 때의 온도도 중요하다. 물 온도가 섭씨 10∼20도일 때 균의 증식 속도가 최소화되고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의 온도가 30∼40도면 오히려 균의 증식에 유리한 조건이 된다. 온도가 50도 이상이면 균이 증식할 위험이 있다. 60도를 넘으면 균에 타격을 줘서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식히는 동안 증식에 유리한 조건으로 변하면 다시 증식할 위험이 있다.
70도가 넘으면 가장 효과적이다. 섭씨 72도의 온도에서 20초 이상 가열하면 균이 죽기 때문에 조제분유나 이유식을 섭씨 70도 이상의 물로 조제하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럴 경우 열에 민감한 비타민 C 등의 영양소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 분유를 타는 사람이나 아기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또한 분유가 뭉치거나, 분유 안에 있는 생균체가 파괴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분유를 더운물에 탔다가 바로 먹이지 않고 보관할 경우 즉시 20도 아래의 온도로 식혀야 한다. 그래야 균의 증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냉장실에서 보관하면 위험이 1.3배 감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