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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미친넘의 사랑(13)… 호스트바의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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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미친넘의 사랑(13)… 호스트바의 진풍경
  • 홍순도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1.31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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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평은 여자가 말하는 바를 대충 알 것 같았다. 중국어로 오리를 뜻하는 야즈(鴨子)는 몸을 파는 남자나 호스트들을 뜻하므로 그녀가 들먹인 호스트 바의 이름 톈야의 의미는 너무나 뻔했던 것이다. 하기야 여자들이 그때까지 남자들에게 서비스받은 것들을 감안하면 톈야라는 바의 이름은 크게 무리가 없었다.

광평은 그러나 그녀가 말한 골프주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물론 골프주의 정체는 곧바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어이 너, 앞으로!"

여자가 자신의 파트너를 쳐다보면서 나직하게 명령했다. 갓 20세나 됐을까 싶은 그는 여자가 뭘 말하는지를 아는지 서슴 없이 앞으로 걸어나와 바지를 벗었다. 귀두 주변에 링을 낀 결코 만만치 않은 크기의 그의 남성이 곧 드러났다. 여자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박수와 환호성을 터뜨렸다. 하나 같이 다음 풍경이 몹시 기대가 된다는 눈치를 보이고 있었다.

광평은 전혀 의외의 광경에 적지 않게 놀랐으나 곧 평정을 되찾았다. 원징이 그에게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말라고 한 당부가 다시 뇌리에 떠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어린 나이에 링까지 낀채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의 파트너에 대한 치미는 적개심과 분노만큼은 어쩌지 못했다.

여자가 미스 홍콩 출신답게 여전히 탄력을 잃지 않은 기다란 섬섬옥수로 파트너의 남성을 슬며시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가 몸을 비틀면서 의도적인 신음 소리를 터뜨렸다. 얼마후 그의 남성은 부풀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부풀었다.

여자가 익숙한 동작으로 고급 양주인 발렌타인 30년을 들어 그의 남성에 부은 다음 잔으로 받아냈다. 여자는 모두 6잔을 그렇게 따라 맥주가 이미 가득 채워진 커다란 잔들의 사이 사이에 올려놓았다. 광평은 그제서야 골프주가 뭘 뜻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여자의 파트너는 나이에 비해서는 꽤나 노련했다. 여자가 고개를 까닥하자마자 곧바로 자신의 남성을 맨 처음 양주잔을 향해 휘둘렀다. 잔들이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맥주잔 속으로 떨어졌다. 나이스 샷! 소리와 함께 박수와 환호성이 다시 한번 터져 나왔다. 광평은 기가 막혔으나 박수를 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야, 기가 막히게 맛이 있네. 확실히 한국은 술 문화만큼은 우리보다 앞서 있다니까. 이렇게 기가 막힌 술을 만들어 먹으니 말이야."

광평의 오른편 쪽 의자 저 멀리에 앉은 여자가 좌중이 다 들리게 큰 소리로 즐거워했다. 30대 중반 회사원이라는 파트너로부터 풀 서비스를 받고 거의 자지러졌던 여자였다. 진짜 기분이 좋은지 마지막 한방울까지 다 마시겠다는듯 잔을 쪽쪽 빨고 있었다.

"어이 너, 늙은 총각!"

미스 홍콩 출신 여자가 갑자기 광평에게 눈길을 보냈다. 함부로 다루겠다는 뉘앙스가 강한 말소리와는 달리 은근한 추파와 함께였다. 광평은 뜨끔했다. 분위기로 볼때 자신에게도 골프주를 만들게 하겠다는 심산인 것이 확실했다.

"중후한 백면 서생이 만들어주는 골프주도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구만. 솔직히 아까 내가 당신을 살짝 훔쳐봤는데 정말 대단하더라구. 크기에 관한 한 내로라 하는 포르노 배우들에 결코 뒤지지 않을 수준이었어. 어때 한번 만들어보지"

광평의 우려는 적중했다. 여자가 광평의 남성 크기까지 들먹이면서 골프주를 만들 것을 명령조로 다그치고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여자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여자가 광평의 크기를 들먹인 것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모양이었다.

광평이 난감한 표정을 지은채 옆의 파트너를 쳐다봤다. 여자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면 꼼짝 없이 치욕적인 골프주를 만들어야 할 상황이었다.

"이렇게들 하지. 원하지 않는 친구들은 굳이 강요하지 말자고. 내 옆의 이 친구도 오늘 처음 이곳에 나왔다는데 골프주를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애. 어때 그래도 되겠지"

여자는 의외로 광평의 편을 들고 있었다. 미스 홍콩 출신을 비롯한 여자들은 얼굴에 실망의 빛이 역력했으나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놓지는 않았다. 광평의 파트너가 좌장답게 말에 무게가 있는 모양이었다.

광평은 가만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여자를 바라봤다. 갈수록 괜찮은 여자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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