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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감원장, 저축은행담당 임원은 왜 책임 안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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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감원장, 저축은행담당 임원은 왜 책임 안묻나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05.04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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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이 저축은행 관련 실국장급에 대한 징계성 인사를 단행했지만 정작 저축은행 감독업무를 맡고 있는 임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권혁세 원장은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관리․감독 소홀과 부산저축은행 등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의 '부당 예금인출' 사태에서 드러난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문제에 책임을 통감하고 인적쇄신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관련 국장 2명을 강등 또는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이동시키는 징계성 인사조치를 내린 반면 저축은행 담당 임원인 김장호 부원장보는 자리를 유지했다.

더구나 김 부원장보는 권원장과 함께 전형적인 TK(대구-경북)계인데다 전직 총무국장 출신으로 저축은행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권 원장이 표방했던 '인적쇄신'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권 원장은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저축은행, 기업공시 담당 부서장을 전원 교체했고 부서장의 85%를 타권역으로 발령 조치하는 등 인적쇄신을 통한 강력한 조직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이번주 내에 팀장급이하 직원들에 대한 큰 폭의 물갈이를 예고했다.

하지만 부서장 등 실국장급에 대한 징계만 이뤄졌을 뿐 정작 이번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및 모럴해저드 문제의 책임자격인 부원장보 등은 책임을 면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금감원 임원은 원장 1명, 감사 1명, 부원장 4명, 부원장보 9명, 전문심의위원 1명 등 총 16명이다.

이중 김장호 부원장보는 지난해 9월 총무국장에서 저축은행 등 중소서민금융업서비스본부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임원승진 당시에도 전문성부족 논란에 휩싸였었다. 

김 부원장보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본부제를 부원장과 부원장보 중심의 책임경제체제로 바꾸면서 중소서민금융 감독을 맡게 됐다.

그는 경북고, 영남대를 졸업하고 한국은행, 은행감독원을 거쳐 금감원 검사지원국 부국장, 비서실장, 총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그의 이력을 볼 때 중소서민 감독업무를 총괄할만한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금융권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다.

게다가 저축은행업무를 맡았던 국장급은 모두 징계성 인사를 당했는데도 김 부원장보는 아무런 조치도 받지 않았다. 김 부원장보는 권 원장과함께 TK출신이다.

사실 금융당국 수장과 책임실무자를 기용할 때 능력보다는 '특정지역 출신' 등을 우선 고려하는 인사 관행의 문제점은 정치권과 금융계 등에서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때문에 이번 저축은행 부실사태에서 드러났던 잘못을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히 실력위주의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더불어 최근 승진한 주재성 은행ㆍ중소서민담당 부원장이 은행과 중소서민, 검사업무를 모두 총괄해 업무를 책임있게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주 부원장은 한국은행을 거쳐 금감원 총무국 비서실장, 복합금융감독실장, 신용감독국장, 총괄조정국장, 은행업서비스본부장(부원장보) 등을 역임했다.

물론 3명의 부원장보가 있긴 하지만 권 원장의 '칸막이'를 허문 파격인사가 오히려 감독의 전문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인적쇄신'과 '검사기능 강화'를 표방한 권혁세 체제가 인사 관행의 병폐를 척결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금융계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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