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과 강호동은 국내 예능 MC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렸다. 두 사람의 양강체제가 끝나지 않을 듯 싶었지만 느닷없는 변수가 등장했다. 강호동의 세금 과소 납부 의혹이 불거졌다. 초기에는 네티즌들의 동정표를 받는가 싶었지만 땅 투기 혐의까지 불거지자 더이상 버티기 어려워졌다. 강호동은 결국 잠정 은퇴 선언을 했다. 기회를 노린 수많은 도전자들이 성장하고 있지만 유재석의 입지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언제나 닥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하고 빠르게 변하는 정보통신(IT) 시장은 더욱 그렇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부는 지난 2009년 2분기 사상 최초 분기 매출 5조원을 달성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으로 삼성전자를 잡을 기세였다. 만년 2등의 설움을 벗고 장밋빛 미래에 취해 단잠을 청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눈 떠보니 상황은 변했다. 갑자기 스마트폰 홍수가 쏟아져 시장을 덮고 있었다. 홍수 예보가 있었지만 이렇게 큰 물결일 것이라곤 예상치 못한 채 늑장을 부린 것이 늪에 빠져든 시초가 됐다.
뒤늦게 부랴부랴 '옵티머스'라는 신병기를 내놨지만 거들떠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시행착오의 결과로 소비자들의 불만 폭탄만 맞았다.
LG전자는 휴대폰 시장의 거대한 물결을 이해하지 못했고 대비도 돼있지 않았다. 사상 최대 실적에서 적자로 돌아서기까지 겨우 1년 걸렸다. 예전 강산이 변하는 데는 10년이 걸렸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전벽해가 되는 시간이 1년이면 족한 셈이다.
구본준 부회장이 복귀하며 오너 체제로 돌입했지만 타개책은 뾰족하지 않았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었다.
막상막하 좋은 라이벌이었던 삼성과 LG전자의 간격은 이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를 같이 겪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최대한 끌어 올리며 9개월 만에 주가 100만원을 다시 탈환했지만 LG주가는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자금난까지 겹친 LG전자는 결국 1조원 유상증자라는 '독배'를 꺼내 들어 추락하는 주가에 기름을 부었다. 휴대폰 사업 투자금이라고 하지만 주주들은 주식가치 하락을 예상하며 국민기업의 배신이라고 눈살 을 찌푸리고 있다.
그러나 추락하는 LG전자에 날개는 없는 것일까?
유재석을 만든 무한도전의 전신인 '무모한 도전'도 초창기 시청률 저조로 폐지될 뻔 한적 있었다. 지금의 무한도전은 국민대표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
지난달 옵티머스 LTE 행사에서 LG 측은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들이 알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은 죽지 않은 셈이다.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LG의 히든카드로 충분하다.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 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말이다. 벼락스타를 일컫는 말이나 돌려보면 '자기 전에 많은 것을 했다'라는 의미로도 해석가능하다.
이미 한 번 헛잠 잔 LG다. '무한'에 '도전'을 '1박'에 '2일' 이란 화답을 받는 건 언제 다시 잠들게 될지 모르는 LG전자가 풀어야할 과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