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12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07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류현진까지 중간계투로 기용하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이범호가 통렬한 솔로홈런 두 방을 쏘아올려 삼성의 막판 추격을 5-3으로 힘겹게 따돌렸다.
2승1패로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른 한화는 14일부터 정규리그 2위 두산과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고 5판3선승제 승부를 벌이게 됐다.
3차전을 한화가 승리함에 따라 국내 프로야구는 1989년부터 17차례 벌어진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전통을 이어갔다.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었던 이날 경기는 한화가 선발 세드릭 바워스에 이어 노장 송진우, 에이스 류현진, 마무리 구대성이 몽땅 투입됐고,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을 6회부터 조기 투입하는 등 무려 8명의 투수들을 쏟아 부었지만 주인공은 단연 이범호였다.
이범호는 2-1로 앞선 3회 윤성환으로부터 좌월 솔로아치를 그린 데 이어 3-2로 쫓긴 7회에는 `돌직구' 오승환으로부터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1점 홈런을 뿜어 삼성의 추격에 결정적인 쐐기를 박았다.
홈런 두 방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등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5안타로 타율 0.556, 3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또 이범호는 준플레이오프에서만 개인통산 홈런 7방으로 최다홈런기록을 경신했고 12타점으로 안경현(두산)과 최다타점 타이가 됐다.
한화는 1회말 1사 뒤 김민재와 제이콥 크루즈의 연속안타에 이어 김태균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고 이범호가 볼넷을 고른 뒤 김태완이 좌전안타를 날려 2-0으로 앞서며 매존을 강판시켰다.
삼성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2회 모두 선두타자가 출루했지만 득점에 실패했던 삼성은 3회 2사 뒤 양준혁이 우전안타, 심정수는 볼넷으로 나간 뒤 박진만이 친 타구가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좌익수 앞에 살짝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돼 2-1로 따라붙었다.
한화는 3회말 이범호가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려 3-1 2점차로 앞섰지만 삼성은 6회초 송진우를 상대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3회초부터 구원등판해 잘 던지다 위기를 맞은 송진우는 김한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1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김인식 한화감독은 1차전 선발투수였던 류현진을 사흘 만에 긴급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류현진은 벤치의 기대대로 대타 박정환을 삼구 삼진으로 처리해 위기에서 탈출하는 듯 했지만 후속타자 김재걸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3-2로 쫓기게 됐다.
박빙의 승부가 되자 선동열 삼성감독도 6회말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조기 투입해 배수의 진을 쳤다.
그러나 한화에는 이범호가 버티고 있었다.
이범호는 접전이 이어지던 7회말 1사 뒤 타석에 등장, 볼카운트 1-0에서 오승환의 2구째 가운데 높은 130㎞짜리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1점아치를 그렸다.
타구가 뻗어나가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대전구장은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고 팽팽하던 승부의 추도 일순간에 한화쪽으로 기울고 말았다.
승기를 잡은 한화는 8회말 고동진이 다시 오승환으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4시간10분여의 기나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9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신명철이 솔로홈런을 날린 뒤 양준혁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심정수가 병살타로 물러나 마지막 기회를 무산시켰다.
1차전에서 6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던 류현진은 이틀만 쉬고 나와 3⅓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불혹의 송진우는 한화가 2-1로 앞선 3회 초 2사 1,2루에서 구원등판해 2⅔이닝을 1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돼 자신이 보유중인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을 41세7개월26일로 연장시켰고 마무리 구대성은 한 타자만 상대하고 세이브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