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궁녀'가 궁궐 궁녀들의 생활과 이들의 규율, 처벌 방법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작사인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 김미정 감독, 원정심 프로듀서와 박진희 윤세아 서영희 임정은 등 주연배우 진용이 모두 여자라는 점에서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궁녀들의 삶을 다루면서 잔혹한 처벌을 상세히 묘사해 더욱 눈길을 끈다.
영화로 드러난 가장 대표적인 행사가 '쥐부리글려'. 5~6세부터 15세까지 궁에 처음 입궐한 신참 궁녀들을 상대로 치렀다는 이 행사는 섣달 그믐날 행해진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는 김미정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 과정에서 궁녀의 삶을 다룬 숱한 책을 접한 결과 '조선조 궁중 풍속 연구'라는 자료를 인용한 신명호 씨의 '궁궐의 꽃 궁녀'라는 책에서 접했다고 한다.
아직 정식 궁녀가 되지 못한 어린 궁녀들을 불러모아 밀떡을 동그랗게 만들어 입에 붙인 후 흰 무명천에 고리를 만들어 마스크처럼 쓴다. 그러면 내관들이 불을 붙인 긴 장대를 휘두르며 궁녀들의 입에 갖다대는 듯한 행위를 하고 '쥐부리지져, 쥐부리글려'라고 외쳤다는 것. 어떤 상황에서건 입조심을 강조한 행사다.
또한 영화에는 참혹할 정도의 고문 장면이 등장해 여성 관객을 놀래킨다. 시사회를 통해 본 관객들은 "여성 감독이 더 무섭게 묘사했다"는 말을 할 정도다.
다리 사이에 나무를 집어넣는 '주리틀기'나 목을 베 걸어놓아 백성들에게 죄의 대가를 본보기 보이는 '효시', 망나니가 목을 베는 '참형' 등은 수 많은 사극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익히 봐왔던 것.
그러나 얼굴에 물에 젖은 한지를 발라 숨을 못쉬게 해 결국은 질식사시켰던 '도모지'는 보기 드물었던 고문 방법으로 감찰상궁(김성령 분)이 월령의 타살을 자꾸 파헤치는 천령(박진희)을 고문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이외에도 월령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정렬(전혜진)에게 행해진 '끈치기'도 있다. 두 발의 엄지발가락을 묶어 거꾸로 매단 후 막대를 꽂아 다리에 상처를 주는 고문이다.
금실을 훔쳤다는 죄를 뒤집어 쓴 옥진(임정은)에게 가해진 손톱 밑에 바늘을 찌르는 잔혹한 고문은 김 감독이 상상해낸 장면이라고 한다. 관객이 제일 공포심을 느끼는 고문 장면중 하나다.
김미정 감독은 '여자 감독이 더 잔혹한 장면을 만든 것 아니냐'는 물음에 "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영화를 만든 건데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더했을 것이다. 수위가 오히려 약한 거다. 인물이 가지고 있는 치열함을 보여줘야 했다"고 답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