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은 16일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디자인 센터에서 열린 `2007 디콘 할리우드 및 수출상담회에서 "한국 시장 규모에 비해 9배 이상이나 되는 일본에서 `디 워'를 상영키로 하고 현재 막바지 작업중"이라며 "애니메이션이 발달한 일본에서 `디 워'를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DVD 배급을 소니측이 맡았으며 내년 1월이면 미국 전역의 월마트에서 DVD가 시판되고 유료 케이블TV 등에서도 볼 수 있는 등 본격적인 2차 판권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 감독은 이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의 CGI 영화'라는 주제 아래 약 1시간동안 강연하며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 겪었던 여러 시행착오를 털어놓으며 한국 영화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여전히 식지않고 있는 `디 워'의 애국심 호소로 인한 성공 논란과 관련, 할리우드에 처음 진출한 영화를 깎아내리려는 풍토가 슬프다고 전제, "이상한 논리로 공격하고 있는데 진실을 제대로 알고 공격했으면 좋겠다"며 "6년 전 혼자 로스앤젤레스에 도착, 사무실도 없이 허름한 호텔 방에서 생활하며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편집, 음악 등 여러 분야의 미국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면서 단 한번도 한국의 애국심에 호소하려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심 감독은 "`디 워'가 개봉한 시기는 여름 대작들을 피하려는 여러 영화들이 경쟁적으로 흥행에 도전하던 힘든 때였지만 2천277개의 영화관에서 막을 올릴 수 있었다"며 "배급사와 영화관이 철저하게 분리된 미국에서 극장주들은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있는데, 상영관 수는 줄었지만 지금 상영중인 영화 가운데 5주일째 계속 버티고 있는 것은 `디 워'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 감독은 "개봉관 수와 상영 기간 등에 따라 2차 판권이 좌우되는데, 월마트에서 DVD를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디 워'에 대한 팬들의 평가 좋게 나왔기 때문"이라면서 "일반 영화관 규모의 1.5배나 되는 유료 TV 및 공중파, 어린이채널, 항공사 기내판권, 캐릭터 등 2차 판권시장에서도 `디 워'는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엮어낼 수 있을 것이므로 내년에 영구아트가 얼마나 벌어들이는 지 지켜봐달다"고 주문했다.
그동안 많은 수업료를 내고 미국 시장을 공부했다는 그는 "요행을 바라지 말고 미국보다 더 낫고 기획력을 갖춘 독창적인 아이템을 연구해야 성공할 수 있으며 가능한 한 제작에 필요한 사람들과의 인맥 구축이 긴요하다"면서 "메이저 영화사를 잡으면 성공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메이저사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았을 때에는 보이지 않는 이상한 독소 조항들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