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5주전 타우랑가에 있는 한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이반 스탠든(58)은 병문안 온 친구와 담소를 나누다 42년 전인 16세 때 정부 소유 유조트럭에서 휘발유를 조금 빼내 자신의 자동차에 넣었던 사실을 기억해내고 부인에게 기름 값을 물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반은 당시 훔친 기름을 현재 시세로 환산할 경우 대충 40 달러어치 정도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남편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부인 리즈는 즉시 행동에 나서 수신자를 '뉴질랜드 정부'라고 쓴 수표와 짤막한 사연을 담은 편지를 타우랑가 지역구 출신의 봅 클락슨 의원에게 보내 정부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리즈는 "남편이 친구와 지금까지 서로 남의 물건을 훔쳐 본 적이 한 번도 없는지를 놓고 얘기를 나누다 42년 전 일을 떠올렸다"면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남편은 자신이 곧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잘못된 일들을 모두 바로 잡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리즈는 남편이 훔친 기름 값을 어림짐작으로 환산한 뒤 지역구 의원을 통해 정부에 보내주도록 부탁했다면서 남편이 숨지기 전에 쪽지를 써 내용을 모두 읽어주고 나서 수표와 함께 봉투에 담아서 보냈다고 밝혔다.
리즈가 쓴 쪽지에는 "최근 며칠 동안 남편이 그 동안 살아온 인생을 반추하면서 잘못된 일을 바로 잡아달라며 저에게 편지를 쓰도록 했습니다. 그가 잘못한 일을 용서해주시고 당시의 기름 값을 여기 동봉하오니 거두어들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클락슨 의원은 "이미 고인이 된 내 아버지도 살면서 뭔가 잘못한 일이 있었는지 죽음을 앞두고 양심을 깨끗하게 씻고 싶어 했었다"면서 "양심이라는 게 좋든 나쁘든 현실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내온 수표는 정부를 대신해 이미 다 용서받았다는 말과 함께 부인에게 돌려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