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상반기에 된서리를 맞은 제약사들이 광고비 집행에서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매출순위 10대 제약사들은 실적에 비해 광고선전비를 크게 늘리지 않은 반면, 11~20위의 중견 제약사들은 매출감소 와중에도 광고비를 비교적 큰 폭으로 늘렸다.
다만 중견 제약사들 사이에도 광고비 증감율은 업체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동아제약, 녹십자 등 매출액 상위 10대 국내 제약사의 상반기 광고선전비 지출(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총 9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0억원 보다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10대 제약사의 매출 총액은 2조6천835억원에서 올해 2조7천634억원으로 3% 늘었다.
매출 증가에 비해 광고예산을 보수적으로 집행한 셈이다.
이에 비해 11~20위 제약사의 상반기 광고선전비는 총 5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8억원 보다 7.1% 증가했다.
이들 제약사의 상반기 총 매출액이 지난해 1조939억원에서 올해 1조466억원으로 4.3%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중견제약사들이 대형제약사들에 비해 광고를 공격적으로 집행한 셈이다.
다만 10대 제약사 중 광고선전비를 줄인 곳이 제일약품(38.9%)과 한미약품(33.6%), JW중외제약(14.9%), 대웅제약(2.5%) 등 4개인 반면, 11~20위 제약사 중 광고비를 줄인 곳은 대원제약(61%)과 보령제약(18.9%), 한독약품(17.2%), 광동제약(5.4%), 삼진제약(4.5%) 6개사였다.
실적이 부진한 중견 제약사 가운데 광고비를 줄인 곳이 더 많지만 나머지 업체들이 광고비를 큰 폭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대 제약사 가운데 광고선전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매출 14위인 동화약품이고, 17위인 태평양제약이 그 뒤를 이었다.
동화약품의 올 상반기 광고비는 85억8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억3천만원에 비해 165.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6.9%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화약품은 올 상반기 치약처럼 사용하는 잇몸치료제 '잇치'를 발매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광고선전비를 늘린 원인으로 풀이된다.
태평양제약은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보다 31.4%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상반기 32억원에서 올해 49억원으로 53%나 늘렸다.
10대 제약사 가운데는 9위인 LG생명과학이 광고비를 지난해 상반기 보다 21.8나 늘려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매출 2위 녹십자가 16%, 6위 종근당이 15.3%의 증가율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10대 제약사 가운데 광고비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38.9%의 감소율을 보인 제일약품이고 한미약품(33.6%)과 JW중외제약(14.9%)이 그 다음이었다.
중견 제약사 가운데 광고선전비를 가장 많이 줄인 회사는 대원제약으로 61%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또 보령제약과 한독약품, 유나이티드제약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형 제약사와 중견 제약사 모두 실적 하락에 따라 광고비 증가에 대체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신제품 출시 등으로 공격경영을 펼친 곳은 실적과 관계없이 광고비를 늘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식품이나 화장품의 경우 광고를 할 때마다 수익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만, 제약업은 특성상 꾸준히 제품이나 기업광고를 해야 매출이 발생되는 구조"라며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아무리 수익성이 줄어들더라도 광고선전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