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운송에 깔끔한 정리정돈을 한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이사 후 온전한 살림살이를 찾기 힘들 정돕니다."
포장 이사를 믿고 맡겼다 낭패를 본 소비자의 항변의 목소리다.
한달여 이상 보상 문제를 두고 시간을 끌던 이사업체 측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의 중재 이후 이사비용 전액 환불로 민원을 서둘러 종결했다.
21일 서울 송파구에 사는 정 모(여)씨는 지난 10월 6일 유명 포장이사업체를 믿고 이용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도움을 청했다.
여러 업체를 알아보던 중 '완벽한 포장', '청소 서비스', '안전한 운송', '깔끔한 정리/정돈' 이라는 홈페이지 홍보에다 견적 시 '청소부터 각종 서비스를 최상으로 시행한다'고 자신해 믿고 150만원에 계약했다.
정 씨는 버려야 하는 품목 등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는 등 시종일관 옆에서 지켜봤지만 짐을 포장하는 단계부터 주먹구구식이어서 보는 내내 불안했다고.
걱정은 현실로 드러났다. 짐을 옮겨 풀어두자 발견되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던 것.
고급 소파의 프레임이 깨져 있고 고가의 스탠드 역시 세워둘 수 없을만큼 파손됐다. 박스에 넣어뒀던 교자상과 자동차 매트는 분실된 상태였다고.
심지어 회사 임직원들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중요서류를 넣어둔 여행용 가방까지 잃어버린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이사 이틀 후 '장지역에서 가방을 습득했다'는 파출소 연락을 받고서야 가방이 없어진 상태임을 알게 됐다는 것이 정 씨의 설명.
뒷정리 역시 엉망이었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는 코드조차 꽂혀 있지 않았고 피아노 콘센트도 분실해 찾을 수가 없었다. 청소는 커녕 정리정돈도 하나도 안돼 결국 이사 후 며칠간 뒷정리를 하느라 고생을 해야했다.
도무지 제대로된 포장이사 서비스를 받았다고 인정할 수 없어 업체 측으로 이의를 제기하자 오히려 '소비자의 관리 소홀'을 탓하며 업체 잘못이라는 점을 직접 입증해야 인정할 수 있다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고.
정 씨는 "깨진 소파 프레임 수리해주겠다고 하더니 이상한 덧칠로 더 망쳐놨고 스탠드 역시 수리해주겠다고 가져가서는 한달째 연락도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트럭 몇대 불러 이사를 해도 이렇게 허접하지는 않을 것 같다. 포장이사라고 많은 돈을 지불하고 맡겼는데 몸고생에다 마음 고생까지 너무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사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시간을 끌었지만 고객과 이사비용 전액환불로 잘 마무리됐다"며 "여행용 가방 분실과 관련해서는 분실 우려가 있는 중요물품을 따로 보관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고객의 과실이지만 문제 발생시 참고인 자격으로 수사의뢰 시 협조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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