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 사장단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사를 제외한 9개 상장 계열사 중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CEO가 4명이나 돼 사장단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경영진에 대한 인사잣대마저 깐깐해진 탓에 그 누구도 자리보전을 장담할 수 없다.
심지어 실적이 우수한 계열사 사장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위아 배인규 사장은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최근 물러났다.
현대위아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5조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천억원과 2천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5.5%와 66.4% 크게 성장했다. 그룹 상장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올 3월에 취임해 이같은 괄목할만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배 사장은 지난 5일 돌연 사임했다.
현대차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밝혔지만 재계 안팎에선 올 들어 부쩍 강화된 그룹 감사결과를 보고 정몽구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리 실적이 뛰어나도 조직관리에서 허점이 보이면 교체대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인사에 앞서 각 계열사에 대해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실적이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특히 내년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CEO의 실적이나 리더십 등 불황을 돌파하는 능력은 오히려 예년보다 더 큰 비중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현대하이스코 신성재 사장, 현대모비스 전호성 사장은 실적 부진에 떨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 28.6% 감소했다. 주가도 올 초 9만4천300원에서 7만5천400원(13일 종가 기준)으로 20%나 떨어졌다.
현대제철외에 현대건설(-10.4%), 현대하이스코(-2.8%), 현대모비스(-0.5%) 모두 영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과 현대모비스 전호석 사장, 현대하이스코 신성재 사장은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신성재 사장의 경우 그나마 현대하이스코 주가를 연초 3만4천600원에서 4만1천750원으로 20.6% 끌어 올린 게 위안거리다.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현대건설은 영업이익 하락 외에 연초 대비 주가 하락율이 17.5%에 이르는 게 부담이다.
이밖에 이형근 부회장이 이끄는 기아차는 주가가 연초 대비 16.9% 하락했고, 김충호 사장의 현대차는 주가가 0.3% 떨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최근 미국 연비 사태가 주가 하락에 한몫했다. 현대차 김충호 사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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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연비사태 등으로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연말 인사에서 누가 살아남고, 또 어떤 새 얼굴이 떠오를지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