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지난 11월 초 늦가을 밤. 서울 송파구 잠실 인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 사는 김 모(남. 40대)씨는 퇴근 길 느닷없이 옆차선에서 달려든 차량으로 인해 기겁했다. 급히 브레이크는 밟았지만 결국 경미한 접촉사고로 이어졌다.
2차선에서 주행중이던 폭스바겐 차량이 3차선에서 난폭 운전을 하는 버스를 피하려고 급히 차선을 변경하려다 1차선에 있던 자신의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발생한 접촉사고였다.
다행히 폭스바겐 운전자인 20대 여성과 친구로 보이는 탑승객 1명, 김 씨 모두 신체 상해를 입지 않았고 두대의 차량 손상 역시 심하진 않았다.
김 씨의 중형 국산차는 조수석 문짝 중간부터 뒷문을 지나 뒷바퀴 위 펜더까지 긁혔고 가해 차량은 운전석 쪽 앞 범퍼 모서리와 앞바퀴 위 펜더가 조금 찌그러진 상태.
김 씨는 사고처리를 위해 급히 보험사 직원을 불러 뒷수습을 부탁하고 차량을 공업사에 맡겼다,
경미한 사고이고 자신의 과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험금에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흘이 지나 연락해 온 보험사 보상과 직원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대뜸 "김 씨의 차량을 자차처리했다"며 “자기부담금이 50만원이상으로 보험료 할증대상”이라고 선고했다.
김 씨는 왜 잘못이 없는 자신이 ‘자차 처리’를 해야 하는지 항의하자 보험사 직원은 “상대 차량이 외제차라 수리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아 각자 자차 처리를 하기로 했다”고 무심하게 답했다.
과실 비율을 따져봤자 외제차 수리비가 워낙 고가기 때문에 그냥 자차 처리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것.
또 친절히 김 씨의 차량 수리비 중 보험사에서 부담해야 할 금액이 최고 자기부담금인 50만원을 초과한 54만7천원으로 초과금 4만7천원을 부담하면 할증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안내도 잊지 않았다.
이미 수리비 70만원 중 20%에 해당되는 14만원을 자기부담금까지 내고 차량을 수리한 상황이 되자 애써 참았던 화가 폭발했다.
결국 정작 아무런 잘못 없는 피해자인 자신이 자기부담금까지 내고 할증대상까지 된 것이다. 다음에 다시 계약하는 보험료가 훌쩍 뛰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김 씨는 보험사에 자동차 보험의 고질적 문제를 꼬집으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 겨우 ‘할증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배려는 받았지만 긴 시간 겪었던 심적 고충은 여전히 울분으로 남은 상태.
김 씨의 머리속에선 ‘만약 가해 차량이 수리비가 적게 드는 국산 차였다면 과실여부를 따져 수리비를 공정하게 부담했을 텐데 정말 재수없게 외제차와 사고가 나는 바람에 이런 곤경을 겪고 있다’는 억울함이 떠나지 않고 있다.
다시는 외제차와 마주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오늘도 도로에 보이는 차 10대중 3~4대는 외제차다. 피할 수도 없고 아무 잘못도 없지만 운 나쁘면 덤터기를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왜 '보통시민'들의 보험료가 외제차를 모는 '있는 사람'들 때문에 이렇게 매년 올라가야 하냐며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여론에 널리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