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속터미널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행방이 신세계와 롯데의 자금력 싸움으로 번질 기세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9월 인천시와 계약을 맺고 신세계 인천점이 들어선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소송에서 신세계가 승리를 거두면서 매각작업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인천점 인수를 놓고 두 회사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자금력에서는 선수를 쳤던 롯데쇼핑이 신세계를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2조3천920억원이나 보유하고 있다. 감정가가 8천682억원인 인천점을 별도 차입 없이 즉시 매입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자금유동성도 안정적이다. 롯데쇼핑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현재 137.3%로 2010년 111.4%에서 2011년 128.4%로 해마다 좋아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지난해 크게 악화된 부채비율은 부담이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치인 부채비율은 지난해 10월 하이마트 인수대금 1조2천480억원을 전액 차입에 의존하는 바람에 크게 늘었다.
3분기까지 부채비율은 127.8%이지만 이후에 발생한 하이마트 인수자금 1조2천480억원을 부채에 합할 경우 부채비율은 136%로 높아진다.
이로 인해 롯데쇼핑은 지난해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로부토 신용등급을 강등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일 피치는 “롯데쇼핑의 재무구조가 불안정했다”며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한단계 강등했다. 이에 앞서 무디스도 지난해 10월 31일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강등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천점이 공개입찰에 붙여져 매각가격이 치솟을 경우 롯데쇼핑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세계의 사정은 롯데 보다 더 좋지 않다. 신세계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635억원에 불과하다. 인수자금을 거의 대부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자금유동성도 유동비율이 지난해 3분기말 42.9%로 2011년말 38.3%보다 소폭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센트럴시티를 인수하며 지불한 1조250억원 대부분을 차입에 의존한 탓에 부채비율이 치솟은 것도 걸림돌이다.
신세계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현재 89.6%로 우수한 편이지만 센트럴시티 인수자금 1조250억원을 부채에 더해 계산하면 부채비율이 131.6%로 42%포인트나 악화된다.
부채비율은 롯데쇼핑과 비슷하지만 현금자산과 자금유동성면에서는 훨씬 뒤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세계는 인천점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인천점은 신세계가 임차운영 중인 백화점 중에서 임차면적(16만4천860㎡)이 가장 넓을 뿐 더러 3대 백화점업체의 56개 매장 중 매출액 규모 7위, 신세계 점포 중에는 매출액 4위(2011년 기준 7천500억원)를 차지하는 알짜 매장이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자금사정이 어려운데도 적극적으로 재입찰 의지를 밝힌 연유가 여기에 있다.
롯데쇼핑이 풍부한 자금력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신세계는 자존심을 걸고 인수전에 나서야 할 형편이어서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 입장에서는 국내 백화점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돈을 더들여 인천점을 인수하더라도 손해보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신세계도 같은 이유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두 그룹이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라고 내다봣다.
그는 또 “롯데쇼핑이 재무상황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지만 누가 승리하더라도 재무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출혈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