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 우리 경제여건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한편, 위기극복을 위해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와 더불어 경제민주화를 통한 동반성장과 서민경제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정치지도자 선출로 `정치적 격변기'를 맞으면서 금융위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또 "새해에도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 모두 지난해보다 현저히 좋아지지 않겠지만 동시에 비관적 견해가 많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노력여하에 따라 그 성과가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과도한 가계부채와 자영업자 문제, 부동산 침체,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심화, 중산층 비중 감소 등으로 경제양극화가 심화하고 나아가 내수침체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권 원장은 "새해에는 가계부채 해소와 신용회복 지원에 앞장서겠다"면서 "또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수평적 분업구조를 만들어 경제력 집중도를 완화하고 동반성장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금융회사에 대한 선제 구조조정으로 경영체질을 강화하고 고위험상품 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운외창천'(雲外蒼天)이란 말이 있듯이 어려운 때일수록 금감원은 다 같이 힘을 모아 도약의 발판이 되는 한해로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국내외 실물경제와 금융여건은 새해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에 맞추어 정책운용 패러다임도 새롭게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여건속에서 국민경제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경제 혈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금융산업을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파이의 크기만을 중요시하는 양적 성장만을 지원하는 금융은 더 유효하지 않다"며 "금융이 앞장서서 ‘따뜻한 금융, 나눔 금융’을 실천함으로써, 성장의 혜택을 같이 누리는 ‘다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서민층의 금융애로 해소와 금융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은 올해도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하며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확고히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 박병원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 정부는 경제정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고 경제양극화를 해결하는 것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다"며 "새 정부가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좋은 일자리 창출을 국정의 최상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금융을 포함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 동력화만이 내수 활성화와 고용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길"이라며 금융산업이 수출업종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가아 스스로 성장과 역량 강화를 꾀하는 것이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2013년이 우리 금융산업이 중류지주(中流砥柱: 역경속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인물)가 되는 해로 기억됐으면 한다"며 경제위기 극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금융투자협회 박종수 회장은 "지난해 우리 자본시장은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거래대금이 약 30% 감소하고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가 80% 넘게 감소하는 등 시장 활력이 크게 저하됐다"면서 "금융업계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기존 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와 국내 시장에서 안주하지 말고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투자은행(IB) 역량을 강화하며 불건전 영업 관행을 개선해 금융투자산업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의 시장참여를 확대하는 등 우리 자본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역할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단기에 좋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부터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중심으로 위기관리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 회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 가계부채 확대, 건설ㆍ해운ㆍ조선업 중심의 중소기업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건전성 관리가 올해 경영실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부실채권을 집중 관리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대외여건이 어렵더라도 굳건한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낸다는 `유지경성'(有志竟成)의 자세로 업무에 임한다면 좋은 결실을 볼 것으로 확신한다"며 직원들의 분투를 주문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