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대폭 축소되고 이용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일 무이자 할부 축소가 알려지면서 포털등에서는 정부와 카드사의 이기주의를 비난하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3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들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지난해 22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발효에 따라 특정 가맹점 혜택 제공에 소요되는 비용은 해당 가맹점이 부담(수익자 부담)하게 된 탓이다. 카드 상품에 탑재된 무이자 할부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이를 제외한 프로모션 진행과 마케팅 활동은 가맹점의 선택에 맡겨졌다.

그동안 제휴마케팅 등 무이자할부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카드사가 부담했지만 여전법 개정으로 가맹점이 그 부담을 절반 정도 떠안게 되면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고 있는 것.

11번가의 경우 이달 말까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비씨, 외환, 농협카드를 제외하고 1~2회차 할부수수료를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G마켓은 KB국민, 신한, 시티, 현대카드에 한해서만 이달 말까지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 인터파크는 시티카드만 1월 말까지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며 신한, KB국민카드는 부분 무이자가 가능한 반면 1~2회 수수료는 고객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마트의 경우 이번달에 삼성, 시티에 한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지만 그 이외 모든 카드는 이달 초부터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없다. 신세계 역시 제휴카드인 삼성, 시티카드 등 제휴 카드 상품에만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그 외 프로모션은 현재 진행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프로모션이나 제휴 마케팅은 특정 가맹점 수익과 직결된다”며 “합리적인 비용 부담 차원에서 편익을 누리는 주체인 가맹점이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진행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  가맹점의 무이자 할부 축소가 그대로 소비자들의 할부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 가맹점이 비용 부담을 반대하거나 일정 부분 고객에게 비용을 떠넘길 경우에도 소비자들이 이를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

게다가 금융위가 무이자 할부로 인해 직접적인 혜택을 보는 대상이 소비자와 가맹점인 만큼 일정 부분 나눠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어 소비자는 물론 소비자단체 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합리적인 비용 부담을 명분으로  프로모션 등에 드는 비용까지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은 고객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고객이 무이자할부를 이용할 경우  결국 가맹점 매출이 늘어나 수수료도 불어난다는게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프로모션을 통한 무이자할부 서비스는 고객들의 카드 사용을 유도하고 이는 결국 가맹점과 카드사 수익으로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금융위와 카드사·가맹점 등이 무이자 할부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정책의 과보호이며 업체의 이기주의라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결론은 가격 부담되서 어쩔수없이 할부쓰는 서민들 앞장세워 카드사 손실은 막아주고 이득 챙겨 주겠다는거네"라고 비난했다. 또다른 소비자는 "이제 할부 수수료도 일부는 고객이 물도록 한다던데 이젠 현금만 사용해야 할 듯"이라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수수료체계 변화가 소비자에 대한 혜택 축소로 귀결되는 것이 당연시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금융당국에서 소비자 혜택 축소를 묵인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고객 서비스 축소가 계속되면 이를 전면 검토한 뒤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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