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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모범거래기준, 늑대 막자고 호랑이 불러 오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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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모범거래기준, 늑대 막자고 호랑이 불러 오는 격?
  • 이경주 기자 yesmankj@naver.com
  • 승인 2013.01.04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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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점포간 거리를 제한하는 정부의 모범거래기준이 새로운 대기업의 진출을 돕는 맹점을 드러내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해 동일 브랜드 점포의 중복 출점을 제한함으로써 또 다른 대기업들이 신규 진출해 몸집을 불리는 데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범거래기준이 적용되는 제과점과 편의점의 경우 카페베네와 이마트가 신규진출을 꾀하면서 대기업 간의 경쟁격화는 물론, 영세 자영업자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제과업종을 시작으로 모범거래기준을 도입하기 시작해 현재 피자-치킨업종과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 4개 프랜차이즈 업종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의 경우 가맹점이 일정 숫자 이상이거나 프랜차이즈 본부의 매출이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에는 같은 브랜드로 동일 상권에 새로운 점포를 내는 것이 금지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빵집과 편의점의 경우 출점 거리 제한이 각각 500m와 250m다. 빵집의 경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2개 브랜드가 해당되며 편의점은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이 출점 제한을 받는다.


즉 선발업체만 출점에 규제를 받고 후발업체는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출점이 자유롭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 1위업체이자 유통공룡인 이마트가 편의점이나 빵집 치킨 시장에 뛰어들어 점포를 개점해도 모범거래기준으로는 이를 막지 못하는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를 보호한다는 모범거래기준이 선발업체의 손발을 묶는데만 치중해 다른 대기업에게 진입장벽을 낮춰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빵집 모범거래기준이 마련된 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신규출점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커피전문점 1위 업체인 카페베네가 신규 진출해 공격적인 점포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12월 전국에 13개 매장을 가지고 있는 고급 제과브랜드 ‘마인츠돔’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편의점 시장에는 이마트의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연말  중소편의점업체인 ‘위드미’와 단독 상품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조만간 이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위드미에 단순히 상품만을 공급할 뿐 인수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편의점 진출을 위한 포석을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이마트가 다음 사업으로 편의점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며 "이번 상품공급 건은 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개정된  유통법으로 인해 영업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어 이마트가 편의점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리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관측이 현실화될 경우 편의점시장은 과다출점으로 인한 출혈경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모범거래기준이 기존 업체의 사업 확장만 막을 뿐 신규 공룡의 진입 길을 터 주는 맹점을 갖고 있다"며 "골목 상권 보호라는 애초의 취지를 살리려면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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