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법 개정으로 대형마트 출점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임대점포를 놓고 '땅 따먹기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시장이 포화상태라 대형마트 출점이 쉽지 않은데 유통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신규 출점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롯데쇼핑이 인수하려고 나선 것처럼 경쟁업체의 임대점포를 사들여 점포를 늘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형마트 점포 332개 중 임대점포는 85개에 달한다. 대형마트 4개중 1개꼴로 남의 건물을 빌려 장사를 하고 있다는 소리다.
홈플러스의 경우 전체 점포 98개 중 31개가 임대점포이며 이중 28곳은 면적이 3천㎡이상인 대형 점포다. 또 롯데쇼핑은 전체 92개 점포 중 25개가 임대점포이고 이마트는 전체 142개중 29개가 임대점포다.
신세계 인천점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임대점포는 건물 매입을 통해 경쟁업체가 언제라도 차지할 수 있다. 따라서 부지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출점규제마저 겹친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임대점포가 점포망을 늘릴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개정된 유통법은 대형마트들의 신규출점을 할 때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등록요건을 강화시키는 조항과, 등록신청 30일전 지자체장에게 입점사실을 알리도록 한 사전입점예고제가 포함됐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개정된 유통법이 통과됨에 따라 대형마트들의 신규출점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에 신세계 인천점을 둘러싼 롯데와 신세계의 대결과 같이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경쟁상대의 임대점포를 노리는 영토전쟁이 대형마트 간에도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당장에는 업황악화와 대형마트 규제이슈로 상대 임대점포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상황이 좋아 졌을 경우에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점포를 두고 경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유통업체들이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짜고 있어 당장 임대점포를 둘러싼 인수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들이 경쟁사의 임대점포를 노릴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업황이 어려워 현재는 보수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며 “정부규제에 대한 대응 등 당장에 집중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당장에 큰 액션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