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라면 파인 도로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주행하다 덜커덩 거리는 차체에 놀라거나, 뒤늦게 장애물을 발견해 급히 핸들을 꺾어 본 경험이 적잖을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계속되는 한파와 폭설로 도로 곳곳에 아스팔트가 파이는 현상(포트홀)이 심할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노면 불량이나 장애물로 주행 중 타이어가 파손될 경우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하지만 추운 날씨 탓에 복구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운전자의 주의가 그 어느때보다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도로 노면의 불량이나 낙하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해 피해를 입었다면 보상받을 수있을까?
결론적으로 노면 불량으로인한 피해는 증거물을 확보한 경우 보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낙하물로 인한 피해는 구제방법이 없다. 주의운전만이 최선이라는 결론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타이어 파손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500여건에 달했으며, 타이어 파손사고의 사망자는 사고 100건당 8.9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2.4명)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사례1= 경기 안산시의 김 모(남.51세)씨는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앞 쪽 타이어가 파손되며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되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파손된 타이어는 구입한 지 불과 4개월 밖에 되지 않은 새 제품이었지만 고속도로의 움푹 파인 노면으로 인한 충격은 견뎌내지 못했다.
#사례2= 트럭 운전기사인 경남 양산시의 김 모(남.35세)씨 역시 고속도로에서 타이어 파손으로 22톤 대형 트럭이 주저앉는 사고를 당했다. 김 씨는 "마침 뒤따라 오던 차량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례3=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 모(남.39세)씨는 최근 고속도로 IC 진입로에서 도로에 떨어진 각목을 밟아 타이어 두 개가 손상되는 사고를 당했다. 앞서 가던 2.5톤 트럭으로 전방 시야가 가려졌던 게 화근이 됐다. 김 씨는 "고속도로 통행료에는 도로의 유지 및 보수·관리비가 포함돼 있어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사례 1.2의 경우처럼 포트홀 등 노면 불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타이어 파손은 다행히 보상이 가능하다.
사고 당시 사진, 수리영수증, 경위서 등을 각 관할 구청에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국가배상법에 의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마지막 사례처럼 노면 불량이 아닌 도로 위에 떨어진 낙하물로 인한 타이어 파손은 보상 받기가 쉽지 않다.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유지 및 보수 관리를 위해 통행료를 받고는 있지만 떨어진 낙하물에 대한 제거는 한계가 있어 그에 따른 보상은 어렵다는 것이 법적 해석이다.
도로공사 측은 낙하물 제거를 위해 순찰차, 청소차를 운영하고 있지만 완벽한 관리에는 한계가 있어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드레일 등 고속도로의 시설물이 파손돼 손해를 입은 경우라면 보상이 가능하다.
종합법률사무소 '서로' 변호사는 "보상은 받을 수 있지만 도로공사 측의 관리가 소홀하다는 책임을 묻기에는 입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도로에 낙하물을 버린 다른 이용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찾기 힘들어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 노후 타이어 교체, 주기적인 점검만이 '살길'
겨울철 노면 장애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월 1회 필수적으로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해야 한다. 노후 타이어는 즉시 교체하는 게 좋다.
겨울철에는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서 공기의 밀도가 높아져 타이어 공기압이 자연스럽게 줄게 된다. 통상 한 달에 평균 4% 정도 공기압이 빠지는 데 겨울철엔 두 배인 8% 정도가 빠져 나간다. 승용차를 기준으로 일반적인 적정 공기압은 30~35PSI 정도다.
낡은 타이어의 경우 공기압 저하로 펑크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확이 더욱 높다. 흔히 알려진 타이어 수명은 3년 내외다. 상처가 난 타이어의 경우도 고무가 찢어진 틈으로 수분이 침투해 내부 산화가 발생해 파손될 가능성이 높다.
타이어의 생산일자는 사이드월 부분의 'DOT'라는 문자열 맨 뒤에 암호처럼 적힌 4자리 숫자로 알 수 있다. 가령 '1909'라 적혀 있다면 2009년 19주에 생산됐다는 소리다. 새 타이어라도 오래된 재고품을 장착하는 일이 종종 있으니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겨울용 타이어라도 패턴 블록의 깊이가 50% 이상 마모되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므로 교체해야 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살펴봐도 구입 후 3년이 지났거나 마모율이 80% 이상일 경우라면 타이어 불량으로 판단해 보상이 불가능하다.
한편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미쉐린, 브리지스톤 등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지난해 타이어 파손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 피해제보가 61건 접수됐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