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며, 이를 허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중소형사의 진입요건 등 규제 완화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겠지만 투자자보호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1일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중소형 증권사 성장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국내 중소형증권사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놓고 열띤 논의를 벌였다.
이번 세미나는 중소형 증권사 특화 전문화를 위한 연구 용역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됐으며 업계와 금융당국 관계자가 ▲특화 및 전문화 해법 ▲건전성 규제 완화 ▲영업규제 합리화 등의 정책과제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중소형 증권사 위기론 ‘모락모락’…해법은 전문화
최근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증권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구조가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일본 중소형사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국내 증권산업은 대형 투자은행과 중소형 특화증권사, 온라인 증권사 등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의 수익구조는 자기자본 규모와 상관없이 위탁매매 위주의 구익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중소형사의 위탁매매 수익 비중은 42%, 중대형사는 52% 수준이다.
하지만 중소형사는 업황 부진 지속시 자본력 취약으로 경쟁력 상실이 우려돼 비용효율화, M&A이슈, 특화된 강점을 토대로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경우 중소형사 업무 범위가 자기자본 규모와 직결되며 자기자본이 낮을수록 특화된 전문화 사업모델에 줌정을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투입이 덜 요구되는 발행시장 업무를 담당하거나 특정산업이나 고객에게 집중한다는 것. 일본 중소형사 역시 실시간 정보제공, 자동매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국내 중소형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로는 규제완화가 거론되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 분사 허용, KONEX지정자문인 선정을 통한 전문화 특화지원, 자기자본 규제 합리화, 신용공여 규제 완화, 장외파생상품 인가 확대 등 영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사 분사(Spinoff) 허용은 A라는 증권사를 자산관리와 소매를 담당하는 증권사와 IB, 법인을 담당하는 증권사로 분리해 운영하도록 하는 것으로 증권사의 전문화와 M&A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증권산업 특성을 반영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규제개선, KONEX 지정 자문인 선정, 자기자본 40%이내의 신용공여한도 규제 완화, 헤지펀드 진입요건(5천억원 이상 자기자본) 완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 거래증권사 선정기준 개선 협의, 증권사 리스크관리 관련 행정지도 기준 완화 등 중소형사 규제 합리화가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당국 규제완화 필요성 인정하나 신중론 견지
금융당국은 중소형사의 성장을 위한 규제완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업계 불확실성 등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윤규 금융감독원 부국장은 “전문화 특화를 통해 중소형사의 성장을 유도하는데는 공감하지만 경기침체 국면이라는 점과 경쟁과열을 우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장외파생상품 인가의 경우 글로벌금융위기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데다 중소형사의 위험관리 능력이 축적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NCR(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금액기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증권사의 유동성자기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것으로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업계 평균은 510% 수준이다.
금융위원회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관련 관련 제도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과장은 “중소형 증권사의 성장을 위해 정책화 해야 할 과제가 여러개 있는 것 같다"며 "ELW 등 장외파생상품 인가 운용은 풀어줄 필요성이 있다고 보며, 현행 비율 기준인 NCR규제를 금액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주변 여건을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또 “투자자보호와 공정경쟁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제를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증권업계 의견을 수렴해 관련 규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새 정부 출범이후 어떤 정책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왼쪽부터 김종철 미래에셋증권 이사, 이화열 KTB투자증권 본부장, 명노욱 KB투자증권 본부장,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김학수 금융위원회 과장, 한윤규 금융감독원 부국장,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