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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걷으려 개인금융 샅샅이?…FIU법 놓고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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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걷으려 개인금융 샅샅이?…FIU법 놓고 '와글와글'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3.01.15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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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강화해 세금징수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국세청이 개인의 금융정보를 무차별적으로 활용해 세금을 징수하는 것은 정부가 개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정부에 대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국세청과 은행권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시 FIU에 보고된 고액현금거래 자료를 국세청이 국세 부과 징수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FIU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FIU가 수집하는 정보를 국세청이 공유해 연간 수백조원 규모의 지하경제를 뿌리 뽑자는 논리였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세청의 금융정보 활용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새 정부 출범에 앞서 국세청이 구체적임 움직임을 보이고 나섰다.


국세청은 지난 11일 열린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FIU에 대한 정보 접근성 강화방안을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FIU의 정보를 모두 활용할 경우 지금보다 4조원~5조원 가량 세수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취지는 좋지만 금융실명법의 근간인 개인의 금융정보 보호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사자인 FIU측도 국세청 파견직원을 현재 8명에서 더 늘려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고, 일반 과세자료로 금융정보 자료가 활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시민단체에서는 정부의 권력남용을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성 강화는 새 정부는 주요 화두인 금융소비자 보호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조남희 한국금융소비자원장은 "금융정보분석원의 자료는 국세청의 고유 목적과 상치되는 것인데 국민의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이용해 세수를 확대한다는 논리는 결코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행대로 국세청의 FIU정보 접근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대한 정보접근성 강화는 권력을 키우려는 뜻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심지어 국세청의 조사범위가 확대될 경우 가장 손해를 많이 보는 은행쪽에서 '빅 브라더론'을 흘리며 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FIU를 통해 넘겨받는 자료는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며 "이 범위를 더 늘려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국가세수도 늘려 국민들의 행보과 안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IU는 금융위 소속으로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수상한 금융거래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은행, 증권 등 각 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지는 1천만원 이상 자금거래 내역 중 자금세탁 등의 낌새가 보이는 계좌는 파악되는대로 즉시 보고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FIU에 보고된 1천만원 이상 혐의 거래는 33만건에 달하는데, 국세청에는 약 2.5%인 8천여건만 통보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모 은행 직원이 70억원 넘게 자금세탁을 도와주고 5억원 이상을 받아 챙긴 사건만 보더라도 FIU법 통과로 가장 손해를 보는 곳은 은행"이라며 "VIP고객이 자금을 세탁할 때 직원 명의로 하지, 본인 이름으로 안한다"고 주장했다.


은행이 VIP고객의 이탈과 직원 비리 적발을 우려해 반대여론을 뒤에서 조장하고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은행권에서는 FIU법이 개정되더라도 관련 정부기관이 영향을 받을 뿐 은행 영업에는 영향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회 거래가 1천만원 이상인 사례 중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경우와 2천만원 이상 고액 현금거래를 상시로 FIU에 보고하고 있는데 법이 개정되더라도 지금과 보고체계가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제도에 의해 국내 17개 은행을 비롯해 금융기관등이 거래가 의심되는 금융정보를 바로 FIU에 보고하고 있다"며 "자행의 경우 연간 20만건 가량 거래가 의심된다고 판단되는 금융정보를 FIU에 보고하고 있는데, FIU법이 통과될 경우 (국세청에 보고가 들어갈)회선 하나만 더 놓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법이 개정되지 않아 은행 영업에 영향이 미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계획 때문에 가뜩이나 어수선한 금융권이 개인 금융정보 활용이라는 뜨거운 감자 때문에 얼마나 더 속을 끓이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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