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이 올해 상반기에 부진한 실적을 낸 가운데 최근 허태수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부문의 늦장대응을 시인하며 실적 개선을 공언했던 것과 달리, 그룹 현안 챙기기와 M&A에 한눈을 팔면서 본업을 등한시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가 이는 것은 본업인 홈쇼핑의 성적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은 올 상반기에 홈쇼핑 3사 가운데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4 상반기 홈쇼핑 실적 현황 | |||||
업체명 | 대표 | 매출 | 영업이익 | 전년대비 증감률 | |
매출 | 영업이익 | ||||
CJ오쇼핑 | 이해선 변동식 | 6,611 | 782 | 15.7 | 1.8 |
GS홈쇼핑 | 허태수 | 5,061 | 758 | -1.1 | 1.3 |
현대홈쇼핑 | 정교선 김인권 강찬석 | 4,146 | 763 | 6.2 | 8.8 |
전체 | 15,818 | 2,303 | 7.3 | 3.8 | |
출처 : 금융감독원 (단위 : 억 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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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5천61억 원으로 전년 동기(5천120억 원) 대비 1.1% 감소했다.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의 매출이 각각 15.7%, 6.2%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GS홈쇼핑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758억 원으로 전년 동기(749억 원)보다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현대홈쇼핑은 8.8%, CJ오쇼핑은 1.8%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GS홈쇼핑이 성장률면에서 꼴찌를 기록한 셈이다.
불황에 강한 업종으로 꼽히는 홈쇼핑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GS홈쇼핑은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너 일가인 허태수 사장이 경영을 맡은 지난 2007년 이후로 GS홈쇼핑의 위상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7~2013 홈쇼핑 실적 변동 | |||||||||
실적 | GS홈쇼핑 | CJ오쇼핑 | 현대홈쇼핑 | ||||||
2007 | 2013 | 변동폭 | 2007 | 2013 | 변동폭 | *2010 | 2013 | 변동폭 | |
매출 | 5,929 | 10,417 | 75.69 | 5,188 | 12,607 | 142.99 | 5,765 | 7,999 | 38.73 |
영업이익 | 667 | 1,566 | 134.79 | 709 | 1,572 | 121.84 | 1,334 | 1,448 | 8.57 |
순이익 | 478 | 1,303 | 172.32 | 316 | 1,083 | 242.25 | 1,277 | 1,955 | 53.06 |
* 현대홈쇼핑 2010년 상장 / 출처 : 금융감독원 (단위 : 억 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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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사장이 취임한 2007년만해도 GS홈쇼핑은 매출 5천929억 원을 기록하며 5천억 원대 초반에 그친 CJ오쇼핑을 여유롭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CJ오쇼핑이 PB상품을 개발하고 패션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모바일 부문을 선도하는 등 신규사업 개척에 공을 들이는 동안 GS홈쇼핑은 뒤늦은 대응으로 경쟁사에 따라 잡히고 말았다.
이에 힘입어 7년 사이 CJ오쇼핑의 매출은 5천억 원에서 1조2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143%) 성장했지만 GS홈쇼핑은 6천억 원에서 1조 원으로 76% 성장하는데 그쳤다.
매출 1위 자리를 뺏긴 GS홈쇼핑은 '취급고 1위'를 주장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이마저도 뒤집히는 수모를 당했다.
이에 대해 CJ오쇼핑이 사명 변경과 해외 진출 등을 먼저 시작하며 변화에 팔을 걷어 붙인 사이 허태수 사장이 안전한 길만 가다가 역전을 허용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모바일 분야에서도 GS홈쇼핑은 CJ오쇼핑에 줄곧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CJ오쇼핑의 모바일 취급고는 3천50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0%나 증가했다. GS홈쇼핑은 2천855억 원으로 전년보다 226% 늘었다.
이처럼 본업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기며 자존심을 다쳤지만 정작 허태수 사장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허태수 사장이 지난해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한 친형 허명수 부회장을 대신해 GS건설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데다 최근에는 KT렌탈 인수에 관심을 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허태수 사장은 지난 3월 GS건설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허 사장이 비상근직인데다 따로 대표이사가 있기는 하지만, 오너일가로서 책임이 막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해외 저가수주로 대규모 적자에 빠진 GS건설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오너 일가인 허태수 사장이 긴급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6월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허 사장이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허 사장은 최근 KT렌탈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나섰다. KT렌탈은 지난해 매출 8천852억 원, 영업이익 970억 원을 기록한 KT그룹 효자 계열사로,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렌트카 업계에서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알짜 매물로 각광받고 있다.
홈쇼핑과는 직접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업종이지만, 허태수 사장은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KT렌탈을 인수할 경우 홈쇼핑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 회사의 성격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인수가격이 최소 5천억 원에서 7천억 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돼 GS홈쇼핑이 KT렌탈을 품기 위해서는 적잖은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점이다. GS홈쇼핑의 현금성 자산은 2천630억 원(1분기 기준)에 그쳐 KT렌탈 인수에 필요한 자금마련이 불가피하다. 홈쇼핑사업의 실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자칫 유동성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따른다.
이에 대해 GS홈쇼핑 관계자는 “세월호 여파로 인해 TV쇼핑을 포함한 대부분의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KT렌탈 인수설은 시장에 나온 매물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허태수 사장이 주변의 우려를 털어내고 하반기에는 실적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