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방산 영업이익 1조 원 목표 역시 지난해 달성됐다. 영업이익 규모는 목표치의 두 배 가량에 달한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수준과 맞먹는다.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는 24위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기업 중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다. 다만 목표로 한 10위까지는 거리가 있다.
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그룹 방산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 김동관·손재일), 한화오션(대표 김희철), 한화시스템(대표 손재일)의 올해 3분기 누적 방산 부문 매출은 총 8조57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7770억 원으로 63.1% 늘었다.

목표는 지난해 조기 달성됐다. 지난해 한화그룹 방산 매출은 12조6495억 원, 영업이익은 1조947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목표치의 두 배 수준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욱 증가했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테크윈을 인수했고 2018년 4월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변경해 항공·방산 중심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그룹 방산 매출의 약 70%를 책임진다. 영업이익은 85%를 담당한다. 올해 3분기 누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매출은 6조28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5362억 원으로 94.8%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수주액이 44조4415억 원에 달한다. 9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31조 원으로 앞으로도 실적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2022년 2월 이집트 국방부와 2조4487억 원 규모 K9 자주포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 12월에는 호주 국방부와 LAND 400 3단계 보병전투차량(레드백) 공급 계약을 맺었다. 3조4238억 원 규모다.
또 2024년 7월에는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54문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1조4897억 원으로 2027년부터 인도되면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올해도 폴란드에 4000억 원 규모 자주포 부품, 인도와 K9 자주포 2차 수출 계약을 맺었다. 올해 수주액은 약 1조1000억 원 규모다. 현재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과 ‘천무’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생산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루마니아에서 K9과 장갑차 현지 생산을 위한 공장 부지를 확보했으며, 연내 착공을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2024년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쉬라함’ MRO 사업을 수주한 게 대표적이다. 현재 거제조선소에서 정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제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함’ 수리 사업도 추가로 확보했다. 지난 7월 미국 해군 제7함대 보급함 ‘찰스 드류함’에 이어 영국, 캐나다 해군 함정 정비 사업도 잇달아 수주하며 글로벌 MRO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한화그룹 방산을 책임지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스티븐 쾰러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호를 둘러보면서 함정 기술력을 미국에 각인 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에는 중동 최대 방산 전시회 IDEX 2025에 참석해 아랍에미리트(UAE) 대표 방산기업인 EDGE 그룹의 파이살 알 반나이 CEO와 만나 방산 부문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8조 원 규모의 폴란드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스웨덴 사브 등과 경쟁 중이다.
한화오션 역시 앞으로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 2023년 이후 확보한 장보고-Ⅲ 배치-II 2번함 건조, 미 해군 MRO 프로젝트 등 고부가가치 방산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9월 말 기준 방산 수주 잔고는 29조 원에 이른다.
한화시스템도 전투체계, 레이더, 전자장비 수요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방산 매출은 1조3819억 원으로 2.9% 늘었고, 영업이익은 1525억 원 7.4% 증가했다.
한화시스템은 주력인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를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각각 1조3000억 원, 1조2000억 원 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수주잔고가 8조185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 기준 3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2026년 이집트 K9, 2027년 호주 레드백 등 인도 일정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공백 없는 성장 흐름이 예상된다”며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현지 공장이 연내에 착공되면서 향후 추가 수주가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4~5년치 수주 잔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방산 '톱 10' 도약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괄목할 기세로 성장하며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
한화는 2012년까지 글로벌 방산 순위(매출 기준)에서 100위권 바깥을 맴돌았다. 2013년 85위로 처음으로 100위 내로 진입했고, 2015년 삼성 방산을 인수하며 50위권으로 도약했다. 2023년에는 24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3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는 20위 이내에 진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