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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선 '귀환', 권오갑 '발탁'...현대중공업, 위기극복 카드는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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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선 '귀환', 권오갑 '발탁'...현대중공업, 위기극복 카드는 '물갈이'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4.09.15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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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낸 현대중공업이 실적 향상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구원투수로 영업했다. 지난달 조선업계와 역사를 함께 한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 회장으로 선임한데 이어 두 번째 변화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을 이끌던 이재성 대표이사 회장이 경영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상담역으로 경질되고 김외현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지만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함께 그룹을 이끄는 '삼두마차' 체제가 구축됐다. 

15일 현대중공업은 권오갑(63)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그룹 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임명하고 이재성 대표이사 회장이 사임하는 등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장단 인사와 함께 효율적인 경영체제를 위해 기존 현대중공업 기획실을 그룹기획실로 개편했다.

4년 반 동안 현대중공업의 수장을 맡았던 이 회장은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에 현대중공업을 전세계 조선업체 1위로 만들었던 주인공인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맡아 ‘현대중공업 살리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경영진 개편 과정에서 새롭게 각광을 받게 된 인물은 단연 권오갑 사장이다. 그룹의 모체인 현대중공업 사장자리와 함께 그룹 기획실장 자리를 꿰차면서 핵심 CEO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권오갑 신임 사장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지난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런던사무소 부장, 서울사무소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0년 8월 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이후 최근까지 4년 동안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현대오일뱅크에서 우수한 경영성과를 낸 것이 이번 발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5년 간 현대오일뱅크 실적 현황

연도

2010

2011

2012

2013

2014.상반기

매출

133,270

190,169

217,004

224,037

113,694

영업이익

2,236

5,950

3,072

4,032

1,428

순이익

3,073

3,663

1,714

1,584

450

출처 : 금융감독원 (단위 : 억 원)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말 매출 13조3천억 원, 영업이익 2천억 원대였으나 권 사장이 지휘를 맡고 불과 1년 만에 매출 19조 원, 영업이익 6천억 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이후 정유업계가 깊은 불황에 빠진 와중에도 권 사장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수익성을 유지하며 능력을 과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정유업계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지켜왔으며 올해 상반기 정유업계 전체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매출 11조4천억 원, 영업이익 1천400억 원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연 매출이 현대오일뱅크의 2배가 훌쩍 넘는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발탁된 것은 물론, 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미래 성장전략마저 책임지게 됐다.

권 사장은 최근 복귀한 최길선 현대중공업 총괄회장을 보좌해 위기에 봉착한 그룹 경영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임무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1일 최길선 전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임명했다.

최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최대 호황기를 이끈 인물로 현대중공업 실적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실적 저하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해양 플랜트 부문 저가 수주와 대규모 손실을 수습하는 등 수주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권 사장은 그룹의 기획실장도 겸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회사 분위기 전반을 쇄신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룹사 경영을 쇄신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사장단 인사와 함께 보다 효율적인 경영체제를 위해 기존 현대중공업 기획실을 그룹기획실로 개편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 내 권 사장의 빈 자리는 문종박(58) 현대오일뱅크 부사장이 맡게 된다. 문 대표는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이사 등을 거쳐 그동안 현대오일뱅크에서 전무, 부사장으로 일해 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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