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비바생명과 흥국생명, 동부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의 휴면보험금이 올들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협회가 안전행정부로부터 고객 주소를 확보해서 전달하지 않는 바람에 고객들에게 휴면보험금을 찾아주려는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미래에셋생명과 KDB생명은 휴면보험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아 고객이 미처 찾아가지 못한 돈을 돌려주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8개 생보사 가운데 관련 자료를 공개한 6개사의 휴면보험금 잔액 은 총 2천3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2.5% 증가한 수치다.
미래에셋생명(대표 최현만)과 KDB생명(대표 조재홍)은 반기보고서를 제출했지만 휴면보험금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 잔액을 공개하고 이를 적극 찾아주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대조된다.
휴면보험금이란,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2년이 경과해 소멸시효가 완료된 보험금으로 고객이 계약만기로 환급금 등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찾아가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휴면보험금은 소멸시효가 완성돼 권리를 상실한 금액이지만 보험사들은 이를 고객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6개 생보사 중 올해 6월말 현재 휴면보험금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생명(대표 김창수)으로 935억 원 수준이다. 이어 한화생명(대표 차남규)이 654억 원, 흥국생명(대표 김주윤) 321억 원, 동양생명(대표 구한서)이 190억 원 가량이다. 동부생명(대표 이태운)과 우리아비바생명(대표 김용복)은 각각 95억 원, 78억 원의 규모를 보였다.
이 가운데 동양생명만 휴면보험금 잔액이 감소했고 나머지 보험사는 증가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휴면보험금 잔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61% 증가했고 삼성생명도 전년 대비 25.5%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10.6% 높아졌으며 동부생명은 8% 증가했다.
이처럼 생보사의 휴면보험금 잔액이 증가한 것은 생명보험협회가 안전행정부를 통해 주소지를 제공받아 보험사가 고객과 연략을 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손해보험협회에서는 올해 3월 안전행정부 주민과에 주민등록전산자료 이용승인 신청을 했고 정보를 제공 받았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고객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고객정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고객 주소 확인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인해 잔액이 전년 보다 늘었다"며 "하반기에 안전행정부를 통해 고객 주소를 파악하고 안내장을 보내는 등의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전행정부 주민과에 따르면 협회차원에서 주민등록전산자료 이용승인 신청이 이뤄지면 신청내용 검토를 통해 고객 주소 정보를 제공하는데 생명보험협회는 해당 지료의 이용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생명은 휴면보험금 잔액이 14.3%나 줄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자체적인 캠페인 등을 통해 휴면보험금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는 소멸시효 기간 1년이 경과한 이후 1년간 휴면보험금을 고객에게 찾아주는 작업을 벌이며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 일정부분을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출연한다.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금을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출연해 서민금융사업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재단은 휴면예금이 출연된 후 5년이 경과하는 날까지 휴면예금 원권리자의 지급 청구가 있을 경우 원권리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법적으로 휴면예금 및 보험금을 청구기간은 2년이지만 그 후 이를 확인한 고객은 직접 보험사를 방문해 청구하면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의 휴면보험금 내역을 확인하거나, 수령하려는 고객은 각 회사 홈페이지 휴면보험금신청서비스 및 콜센터에 문의하면 되고 가까운 고객센터를 방문해도 된다.
한편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휴면보험금 발생액을 취합하며 해당 발생액의 90% 가량을 고객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를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출연한다. 2012년 기준으로 손보업계는 전체 지급액 가운데 휴면예금관리재단 출연비중은 10% 수준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