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제일모직(대표 윤주화)과 LF(대표 구본걸)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제일모직은 내수에 집중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반면 LF는 최근 패션 유통의 새 트렌드인 편집숍 강화를 통해 유통라인을 혁신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전체 40여개 브랜드 중 80%에 육박하는 30개가 자체 브랜드다. 이 중에서도 갤럭시, 로가디스 등 신사복과 빈폴 라인에서 1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전체 수익 2조 원의 절반을 웃도는 엄청난 규모다.
지난 2012년 효자 브랜드 빈폴의 7번째 라인으로 출시한 빈폴 아웃도어는 출시 첫 해 38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작년에는 매출 1천억 원을 올리며 3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매출 결과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1천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수현을 모델로 한 빈폴아웃도어는 최근 새 광고를 공개하며 젊은 감각의 마케팅으로 인기몰이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신사복 로가디스는 수트에 무선통신 모듈인 NFC 태그를 스마트폰 전용 포켓에 삽입하는 등 신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수트 콘셉트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1천300억 원을 벌어들이며 첫해 600억 원에서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역시 제일모직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기존 주력 브랜드인 남성복과 빈폴, 구호와 르베이지 등 여성복 브랜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최신 브랜드들을 확장해 나가려는 게 회사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항하는 LF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현재 30여 개 브랜드를 전개 중인 LF는 올 초 부진했던 TNGT W, 인터스포츠 등 브랜드를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이와함께 편집숍 확대를 통해 승부수를 던지고 나섰다. 편집숍은 콘셉트와 상품 구성의 확장이 비교적 용이한 편이어서 최근 패션은 물론 뷰티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유통 사업이다.
LF는 현재 라움, 어라운드더코너, 앳코너 등의 편집숍을 운영 중이다. 이중 앳코너는 제조와 사입의 장점만 모아 합리적인 가격대의 컨템포러리 패션을 제안하는 편집형 리테일 브랜드다. LF는 연내 앳코너 매장을 15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앳코너 론칭 행사에서 LF리테일브랜드사업부장 조수빈 상무는 "급변하는 국내 패션유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테일형 브랜드인 앳코너를 론칭하게 됐다"며 "앳코너의 PB상품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한편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다양한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각각의 상권 특성별로 구성해 리딩 리테일 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F 관계자는 “개별 브랜드 마케팅은 물론 최근 라움이나 라움에디션, 어라운드더코너 등 편집숍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제고하고 국내 패션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패션업계에서 4분기는 한 해 매출을 결정짓는 최대 성수기다. 제일모직과 LF의 각기 다른 전략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