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윤종규 전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LIG손해보험 인수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경영능력과 지배구조를 문제삼으며 LIG손보(대표 김병헌) 인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차기 회장이 내정되면서 경영권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만큼 승인절차가 곧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LIG손보 모두 인수절차가 지연되는 데 따른 비용증가 문제는 물론, 시너지효과를 위해 조기 승인이 절실한 상황이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마무리된 다음달쯤 LIG손보의 KB금융 자회사 편입 승인안건을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배구조 안정, 내부통제, 경영환경 등의 요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하면 승인안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KB사태 이후 인수 승인에 유보적 자세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긍정적인 입장변화로 여겨진다.
그동안 금융위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KB금융과 LIG손보가 계약을 맺은 상황이지만 금융위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KB금융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B금융의 차기 회장이 내정되면서 조만간 LIG손보 인수에 대한 답도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진행되면서 경영이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IG손보 관계자는 “당국의 인수 승인을 고려해 사명변경, 교육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LIG손보는 KB금융지주의 징계 여부 등으로 인한 매각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주가가 저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추후 KB금융의 품에 안길 경우 KB 계열사와의 시너지로 빛을 볼 것이란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계열사와 연계한 상품을 출시하거나 판매 채널 증대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최근 실적도 상승세다. LIG손보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500억 원, 당기순이익 460억 원에 달한다. 위험손해율 추이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말레이시아계 CIMB증권은 KB금융의 차기 회장으로 윤종규 전 부사장이 내정된 것은 주가에 호재라며, 다음 관건은 LIG손해보험인수 성공 여부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을 미루면서 KB금융은 당장 지연이자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KB금융은 지난 6월 지분 인수계약 때 이달 27일까지 금융위 심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연 6%의 지연이자를 물기로 했다. 이에 따라 28일부터 하루에 1억1천만 원의 지연이자를 물어야 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