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방송을 비롯해 케이블 및 위성방송도 기존 SD방송에서 HD로 전환되는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소요되는 추가비용을 놓고 소비자와 업체 간 갈등을 빚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차량용 상품처럼 특수상품의 경우 상품의 전반적인 관리를 소비자가 맡는 '오픈마켓 형'상품으로 서비스 업체에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구조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구 북구 서변동에 사는 송 모(남)씨는 소유 중인 차량 2대에 차량용 스카이라이프를 설치해 6년 간 이용하고 있는 장기고객이다. 매 달 1만 원 정도 요금으로 차량에서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어 불편 없이 사용하고 있었다고.
지난 달 중순 업체 측은 '10월 1일부로 SD방송이 종료돼 HD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장치로 교체를 해야한다'고 통보했다. 다만 송 씨는 5년 이상 이용한 장기고객이기 때문에 수신기(셋톱박스)는 2년 약정으로 무상 교체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송 씨의 차량에 설치된 안테나가 문제가 됐다. 구형 모델이라 SD신호만 받을 수 있어 안테나까지 교체해야 한다는 것. 안테나 교체비용은 1대 당 50만 원. 2대의 차량에 설치한 송 씨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100만 원이 훌쩍 넘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HD방송으로 강제 전환하는 것도 모자라 엄청난 추가 비용을 들여 안테나까지 교체해야 하는 것이 황당했던 송 씨는 지난 달 발송된 공문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별다른 대안을 들을 수 없었다.
업체 측은 최종적으로 1년 치 시청료 면제를 제안했지만 시청료 면제 금액의 5배가 넘는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방송을 시청할 수 없어 사용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송 씨는 "6년간 문제 없이 이용해 왔는데 느닷없이 HD방송으로 전환한다며 설치비용을 내라니...100만 원씩이나 주고 안테나를 설치할 수 없어 현재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차량용 셋톱박스처럼 특수상품은 구매부터 유지·보수까지 전부 소비자가 직접 부담하도록 규정돼있어 업체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차량용 안테나는 HD와 SD 모두 수신이 가능한 방송 튜너를 채택하고 있지만 송 씨의 안테나는 SD만 수신해 불가피하게 교체해야 했다"면서 "다만 장기고객이고 2대나 이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시청료 동결, 수신기 무료 교체 및 무료시청 혜택 뿐만 아니라 추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차량용과 가정용 상품의 소비자 제공 혜택이 다른 점에 대해서는 "일본의 스카이 퍼펙트TV 등 다른 국가에서도 이동체 가입자에 대한 규정은 당 사와 동일하다"며 "업체는 방송 서비스 제공만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