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최대 현안으로 꼽히던 카드부문 통합을 성사시킨 데 이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2017년 이후로 미뤄져 있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을 조기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노조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되지만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 작업에 따른 비용이 들겠지만 시너지 효과가 이를 넘어설 것이란 계산이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개인금융에 강한 하나은행과 기업 및 국제무역 노하우를 가진 외환은행이 통합되면 상호 강점을 통한 수익 증대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IT투자 및 인력재배치, 중복점포 개선 등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절감 비용은 연간 3천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의 순이익 규모는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취약점이다.
올해 3분기말 기준으로 하나금융은 9천220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신한금융은 2배가 넘는 1조8천600억 원을 벌었다. KB금융도 1조2천300억 원으로 3천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
통합 관련한 주변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지난 3월 합병한 두 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의 통합 전 총자산은 13조억 루피아였지만 9월말에는 15조4천억 루피아로 6개월 새 18.5% 증가하며 통합 시너지를 검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하나·외환은행 중국 통합법인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 중으로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 회장이 “이번 달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법인 승인을 신청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의중을 밝히는 이유다.
은행부문 통합의 최대 걸림돌은 노조다.
하지만 카드부문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김 회장의 뚝심이 은행 통합에도 힘을 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에서 외환카드를 분사시킨 뒤 하나SK카드와 묶어 통합 하나카드를 이달 1일자로 출범시켰다. “카드가 하나금융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김 회장의 의지가 통한 것이다.
한편, 통합 하나카드의 출범과 동시에 하나금융 계열 은행에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총 동원령이 내려졌다. 하나카드의 내년 신규 유치 목표는 200만 명이다. 이중 하나은행에 100만 명, 외환은행에 60만 명이 할당됐다.
김 회장은 그룹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카드사업 육성에 팔을 걷었다.
하나카드의 10년 후 순이익 목표는 5천억 원이다. 지난해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순이익이 700억 원이었던 점에 비춰 7배가 넘는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출범 초기 시장 목표를 갖는 것은 당연하고, 신규 고객 유치가 은행에 의존될 수밖에 없다보니 협조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하나카드의 성공적인 출범에 이어 은행부문 통합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연임에 힘이 붙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