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손해보험사 가운데 현대하이카다이렉트(대표 허정범)와 악사손해보험(대표 자비에 베리)이 지급여력비율(RBC)을 금융당국 권고 기준치인 150%에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손보사가 권고 기준을 훌쩍 넘는 것과는 대조된다.
지급여력비율(지급여력금액/지급여력기준금액)은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100%를 정상이라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보험사에 권고하고 있으며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인 보험사는 퇴출된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 9월말 기준 130.4%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 대상 14개 손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이다. 지난 3월말 152.8%에 비해서는 18%포인트나 하락했다.
악사손해보험은 보유보험료, 준비금 및 합산비율이 증가해 지급여력기준금액이 늘어났고 3분기 13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지급여력금액이 감소한 것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매출이 오른 만큼 준비금으로 쌓아야할 금액이 높아져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가 147.5%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지난 9월, 300억 원의 후순위채권 차입에도 불구하고 일반보험 판매에 따른 리스크 증가와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인해 지난 3월말에 비해 지급여력비율이 5%포인트 가량 떨어지며 권고치를 밑돌았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손해율 관리를 통해 순익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가하락과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손해율 관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이 취약한 보험사에게 증자나 후순위채발행 등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건정성을 높이는 등 자율적으로 자본 확충 노력에 더 힘쓸 것을 주문했다.
반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자본에 한계가 있는 다이렉트 보험사의 경우 증자나 후순위채권 발행도 쉽지 않다”며 “자본확충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도적 지원이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삼성화재(대표 안민수)가 380.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BNP파리마카디프손해보험(에르고다음, 대표 크리스토프모로) 317.3%, 동부화재(대표 김정남) 246.2%, 메리츠화재보험(대표 남재호) 232.3%, NH농협손해보험(대표 김학연) 231.9% 순이었다.
더불어 현대해상(대표 이철영, 박찬종) 192.9, LIG손해보험(대표 김병헌) 190%, 흥국화재(대표 조훈제) 187.1%, 더케이손해보험(대표 황수영) 176%,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윤식) 168.4%, MG손해보험(대표 김상성) 156.7%,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 153.2%를 기록했다.
14개 손보사 가운데 악사손해보험, 현대하이카다이렉트보험, MG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BNP파리마카디프손해보험 등 5곳은 3월에 비해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졌고, 나머지 9개사는 상승했다. 지급여력 비율이 가장 많이 높아진 곳은 31.7%포인트 늘어난 흥국화재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