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 한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우리투자증권(대표 김원규) 인수로 사업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이익 기반을 마련했고 현장을 중시하는 소통 리더십으로 직원 경쟁력을 더했다. 이를 통해 수익성이 비약적 성장을 거뒀다.
다만 신한(회장 한동우)·국민(회장 윤종규)·하나(회장 김정태) 등 주요 금융지주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 등 잇다른 금융사고로 추락한 고객들의 신뢰회복도 임 회장의 고민거리가 됐다. 특히 임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강조했던 만큼 이 문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임 회장은 올해초부터 경영 콘셉트를 현장관리를 통한 영업력 강화로 삼고 수익성 제고를 꾀했다.
이를 위해 임 회장은 영남, 호남, 충청 등 전국의 영업 현장을 방문하는 소통경영으로 일선 직원들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효과는 확실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7천5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천90억 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로 발생한 3천650억 원의 염가매수차이를 반영하더라도 순이익은 25% 늘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농협은행(행장 김주하)의 순이익이 2천200억 원에서 2천800억 원으로 27%, 생명보험(대표 나동민)은 630억 원에서 1천200억 원으로 86% 증가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 효과로 증권 부문도 790억 원(586%) 순익이 늘었다. 저금리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리스크관리를 잘 해낸 결과다.
실제로 은행의 경우 올 3분기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이 3조3천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3천800억 원과 불과 100억 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임 회장은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성과주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일선 영업본부에서 1,2위 실적을 거둔 인물을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추후 있을 사무소장 및 직원인사에도 성과주의를 이어갈 방침으로 전해졌다. 내년에는 수익성 드라이브를 더 거세게 걸모양이다.
올해 농협금융의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덩치값을 못하는 수준이다.
농협금융은 3분기말 기준 총자산이 313조 원으로 하나금융을 제치고 2위로 도약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7천500억 원대로 신한금융(1조7천700억 원) 우리금융(1조3천600억 원), KB금융(1조2천300억 원), 하나금융(9천200억 원) 등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우투증권 인수로 인한 1회성 요인을 제거할 경우 하나금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저금리장기화로 자금운용 마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0% 금리에 가까운 수시입출식예금(저원가성예금) 유치를 예수금의 30~40%로 끌어올리는 것에 비해 농협은 저원가성예금 비중이 12%에 머물 정도로 원가구조가 좋지 않다.
개인정보 대량유출 등 잇다른 금융사고로 바닥으로 떨어진 고객 신뢰도 제고도 임 회장이 풀어야 할 고민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올해 농협금융은 우투계열의 성공적 인수를 바탕으로 은행·보험·증권의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며 “연초 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건은 뼈아픈 경험으로 IT정보보안 부문에서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은 내년에도 수익성 강화를 핵심과제로 선정하는 한편 한발 더 나아가 비용구조 및 운영체제 개선을 통한 조직효율성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