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수입차 내비게이션 '길치' 오명 대체 언제까지?
상태바
수입차 내비게이션 '길치' 오명 대체 언제까지?
BMW·아우디 등 '한국형' 개발 착수...'호환성 이유'로 팔짱 낀 곳 많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12.29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법인용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ML350을 구입한 이 모(남)씨는 장착한 매립형 내비게이션의 엉뚱한 길안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목적지랑 상관없는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는 것은 예사였고 과속 단속카메라 위치도 잘못 짚어 갑작스런 감속으로 주행 중 위험천만한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매립형이라 교체도 쉽지 않아 AS센터를 찾았지만 “처음부터 독일에서 생산했기 때문에 국내 실정에 맞지 않다”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씨는 “제 기능을 할 수없는 내비게이션의 오류라면 제조사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답해했다.

국내 도로사정과 맞지 않아 엉뚱한 길안내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아왔던 수입 차량의 순정 내비게이션에 대해 몇몇 수입사들이 개선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업체들이 '기기 호환성'을 문제로 별도의 대책을 내놓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이른 바 '독일 4사' 중에서 한국에서 개발된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있는 곳은 벤츠코리아(대표 브리타 제에거)와 폭스바겐코리아(대표 토마스 쿨)이다.

BMW코리아(대표 김효준)와 아우디코리아(대표 요하네스 타머)는 100% 독일 본사에서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있다. 

그 외의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다수가 여전히 국내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사 개발 내비게이션을 기본 장착하고 있어 많은 운전자들이 거치형이나 휴대전화 내비게이션 앱을 별도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 BMW·아우디, '한국형' 개발 및 시스템 개선 예정

수입차 업계 1위 BMW코리아는 올해 7월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 개관식을 통해 내년부터 구축하는 R/D센터에서 '한국형 내비게이션' 개발 작업을 곧 착수할 예정이다.

그동안 독일 본사에서 한국 지형에 맞춰 개발한 '한국형'제품은 정확도 문제가 줄곧 제기되어 돴다. 이번 개발은 국내 개발사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되는 만큼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정확한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R/D센터 가동으로 향상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독 제작보다는 국내 파트너와 함께하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우디코리아는 내년 출시하는 볼륨모델 A6와 A7에 현재보다 개선된 새로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채택한다. 현재 A3 일부에 장착된 시스템으로 주소를 읽는 그대로 표기하는 '보이스 컨트롤' 기능을 비롯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적용하는 '실시간 교통정보안내(TPEG)' 등이 탑재된다.

다만 국내사와의 협업이나 국내사 제품을 순정 내비게이션으로 장착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버전보다 월등하게 정확도가 향상된 시스템으로 계기판에도 직접 지도가 펼쳐지는 등 정확도 뿐만 아니라 편의성도 대폭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 외부제품 장착 꺼리는 수입사 속뜻은? "기기 상호 호환성 때문~"

줄곧 제기되는 '정확도' 불만에도 수입차 업체들이 자사 제작 내비게이션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품 특성 상 독립적 기능보다는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기기들과 연동이 중요한 부분이라 호환 등 외부 기기와의 오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자사에 장착되는 내비게이션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인스트루먼트 패널, DMB 리시버 등 차량 내 여러 전장들과 연결돼 있다"면서 "기기의 원활한 작동 뿐 아니라 운전자 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자사 제품을 장착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예전 국내 내비게이션을 사용했는데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지탄을 받아 본사에서 제작하는 제품으로 일원화했다. 이래저래해도 결국 비판만 받으니 굳이 국산제품을 장착할 이유가 없었다"며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소장은 "수입차 운전자들이 설치된 내비게이션을 두고 휴대전화 어플을 쓴다고 할 정도로 불만이 많다"면서 "국산이냐 수입이냐를 떠나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소비자의 편의"라고 제조사들의 자발적인 개선 움직임을 요구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