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불화 가치 폭락으로 러시아 경제가 흔들리면서 삼성전자(대표 권오현·윤부근·신종균)와 LG전자(대표 구본준)가 고민에 빠졌다.
애플이 한동안 현지판매를 중단했다가 재개할 정도로 영업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러시아에서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끈다.
양사는 애플처럼 영업중단을 검토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만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상황의 녹록치 않은 편이다. 러시아에 5개 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매출이 6조7천122억 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5조8천억 원대로 13.4%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18억 원 측자에서 111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는 러시아법인의 실적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성적이 신통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계기준에 따라 주요 기업만 영업실적을 공시하고 있다"며 "러시아 현지법인의 올해 실적은 부진한 편"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러시아 현지 법인 3개 가운데 1곳(LG Electronics RUS, LLC;LGERA)의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데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1조9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해 현지 사정이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순이익은 896억 원에서 1천51억 원으로 17.3%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에 TV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에서 약 85km 떨어진 깔루가주 보르시노시에서, LG전자는 모스크바에서 약 80km 떨어진 루자 지역에서 TV 등을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중순부터 시작된 서방국의 경제제재와 유가 폭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떨어지는 루블화를 가치를 방어하느라 외환보유고를 8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축내고 금리도 총 6차례에 걸쳐 11.5%포인트나 인상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할 가능성마저 점치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애플은 최근 러시아에서 제품판매를 1주일간 중단했다가 가격을 35%나 인상한 뒤에 영업을 재개했다. 애플은 지난달에도 제품가격을 25%나 올렸다. 애플의 경우 러시아에 휴대폰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고 온라인 판매만 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지법인을 두고 직접 생산과 판매를 맡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황이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당장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현지 상황을 주시하며 러시아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을 경우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