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나 IT 등 전문업계에서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용어를 사용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혼한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관행상’ 자주 쓰는 용어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오해의 여지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판매하는 에어컨·공기청정기 등의 경우 안에 ‘극세필터’가 장착된 제품이 있다. 소비자들은 ‘극세’라는 용어가 주는 어감에 따라 아주 미세한 먼지까지 걸러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생활먼지, 애완동물의 털, 머리카락 등 큰 먼지를 걸러주는 용도로 사용된다.
황사나 미세먼지를 걸러내기 위해 사용하는 필터는 '초미세먼지필터', '헤파필터' 등 업체별로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구입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사례 속 오 씨의 경우처럼 극세필터에 대해 잘못 알고 구매했더라도 이를 취소하면 ‘고객의 변심’으로 왕복 배송비를 요구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외장하드, USB, 스마트폰 등 저장매체의 용량 표기 방식 역시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1TB 용량의 저장매체를 구매했더라도 실제로 컴퓨터에 연결시켜보면 용량이 한참 부족한 일을 겪는 것.
이는 2진수로 인식되는 컴퓨터와 10진수로 표기하는 인간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1TB는 2진수로 표기하면 1024GB지만 10진수는 1000GB로 표기된다. 때문에 실제 용량이 9999억 byte라면 업계에서는 1TB로 표기하지만 컴퓨터가 인식하는 용량은 1024로 나눠 931GB에 불과하다.
하지만 저장장치 제조사들은 대부분 2진수가 아니라 10진수로 계산한 용량을 표기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국제 표준 역시 10진수 표기가 기준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오해의 여지가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아무리 업계 용어로 쓰인다고 하더라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만큼 현실적인 용어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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