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최근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 우량고객 잡기에 나섰다. 그동안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 왔지만 그보다는 우량고객을 잡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연간 주행거리가 짧은 고객에게 특별 할인 혜택을 주거나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 등 기기를 활용해 안전운전을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도 제대로 활용하면 보험료도 할인받고 안전운전도 하는 일석이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빅데이터' 활용한 할인 주목, 추가 비용도 없어
손보업계에서 눈에 띄는 상품 중 하나는 동부화재가 지난 3월 말 출시한 'UBI 자동차보험'이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T맵'을 활용해 주행 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5% 할인받을 수 있다.
T맵 운전습관 서비스 이용에 동의한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T맵을 켜고 500km 이상 주행할 경우 확인되는 안전운전 점수가 60점 이상이면 가입 가능하다. 가입 시 5%의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최근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서도 상품의 독창성을 인정해 6개월 간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했다. 자동차보험으로는 5년 6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최초 심의 당시 일반 UBI 상품임을 강조했지만 경쟁사가 이미 OBD를 활용한 UBI 상품을 개발하고 있어 재심의에서는 내비게이션 앱을 활용한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안전운행을 유도함으로서 사고 발생율도 낮출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상품으로 현대해상 '하이카 자동차보험'의 '블루링크/유보 특약'이 있다. '블루링크'와 '유보'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차량정보 송·수신 역할을 하는 텔레매틱스 장치로 차량상태, 사고 발생 시 원격 통보 등의 역할을 한다.
이 특약은 본래 추가 할인율이 3%였지만 7월부터 할인폭이 7%로 상승한다. 현대·기아차 보유 고객 중 차량 내 블루링크(현대차)나 유보(기아차)가 탑재돼있으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 '안전운행' 보장 고객도 할인 받는다
안전운행이 보장된 고객들에게도 할인 혜택이 돌아간다. 연간 운행거리가 짧거나 어린 아이와 함께 주로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 등 안전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이 대상이다. 안전운전을 하면 사고 확률도 떨어지고 손해율 관리도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현대해상이 지난 달 선보인 '어린이 할인 자동차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고객의 자동차보험료를 7% 할인해준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고객들의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가 낮다는 점에 착안해 출시했다.

현대해상은 업계 최초로 출시한 이 상품의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현재 재심의 여부를 논의중이다.
주행거리가 짧은 소비자들에게는 메리츠화재 '마일리지 특약'이 눈길을 끈다. 이 특약은 평소 자가차량 이용이 많지 않은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데 주행거리 3천㎞이하의 경우 할인율이 업계 최고 수준인 31%까지 상승한다.
운행거리가 짧을 수록 그 만큼 사고 확률이 적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가정주부나 회사원 등 운행거리가 짧은 소비자들이 주 대상이다.
비슷한 유형의 상품으로는 한화손해보험의 '에코 마일리지 할인형 특약'이 있다. 이 특약도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km 이하일 경우 최대 10%를 할인해주는데 '마일리지 후정산 특약'까지 포함하면 할인율은 최대 35%까지 치솟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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