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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하이투자증권 매각 '골머리'...매물가치 떨어져 분위기'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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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하이투자증권 매각 '골머리'...매물가치 떨어져 분위기'싸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6.10.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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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자금조달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초 금융위원회의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방안' 발표 이후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매각 희망 가격에 비해 매물가치가 떨어진다는 시장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인수전에 참여한 증권사는 LIG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인수의향서(LOI)를 낸 곳은 LIG투자증권과 사모펀드 인베스투스글로벌까지 2곳이었지만 인베스투스글로벌이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이려던 대만계 증권사 KGI증권이 불참하면서 발을 뺐다.

그나마 진행중인 LIG투자증권도 인수 희망가격에서 이견을 보이며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어서 매각 불발의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태다. 

◆ 기존 M&A와 달리 메리트 없어, 제 값 주고 팔아야하는 현대중공업그룹

올해 증권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증권사 인수합병 사례를 보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이 난항에 빠진 이유를 알 수 있다.

12월 공식출범하는 미래에셋대우(통합법인)는 연금시장과 자산관리에 강점을 가진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과 브로커리지, IB 부문에서 특화된 미래에셋대우(대표 홍성국)가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구조여서 충분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은 시너지 차원보다는 비은행 부문이 취약한 KB금융지주의 전략적인 판단이 반영됐다. 최근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데 이어 KB국민은행과 현대증권의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연이어 개설하며 속도를 붙이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어 금융그룹 내 리테일, 자산운용, 기업금융 측면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점도 반영된 합병이었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은 단순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몸집 불리기 외에는 별 다른 매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직연금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물량이 34%에 달하는 등 계열사 비중이 높다. 

계열사 물량을 50% 이하로 낮추는 퇴직연금사업자 '자율결의'에 참여하지 않은 HMC투자증권(대표 김흥제)을 제외하면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 42.3%) 다음으로 계열사 의존도가 높다. 매각 이후 현대중공업그룹 물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매각을 위해 몸값을 낮출 수도 있겠지만 현대중공업그룹 입장에서는 이도 쉽지 않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2008년 하이투자증권의 전신 CJ투자증권 지분 75,1%를 7천50억 원에 사들였고 이후 3차례 유상증자를 하면서 4천111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월 경영개선계획을 통해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통해 6~7천억 원의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로 이미 4천억 원 정도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유일한 인수의향을 보인 LIG투자증권은 인수가격으로 4천억 원 남짓을 희망하고 있어 양자의 시각 차이가 크다.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매각 의지는 변함이 없고 기존 방침과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현대중공업이 뜻대로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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