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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거품 빠진 제약사 실적 된서리...종근당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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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거품 빠진 제약사 실적 된서리...종근당만 웃었다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6.11.0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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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기술수출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제약사들이 최근 ‘임상계약 취소’라는 악재를 만난 가운데 실적 역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과 녹십자, 대웅제약 등 주요 제약사의 3분기 말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종근당, LG생명과학 등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0대 제약사 가운데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7개사의 올해 3분기까지 총매출액은 4조5천6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업이익은 2천853억 원으로 14% 감소했다.

이중에서 종근당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자릿수 비율로 증가했으며 LG생명과학, 한미약품 등이 수익성이 개선된 반면 나머지 4곳은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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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대표 김영주)은 7개사 가운데 가장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종근당은 3분기 말 기준 매출 6천억 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411억 원으로 27.8% 증가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 반해 종근당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모두 두자릿수 성장한 것이다.

이는 기존 제품과 더불어 올해 새롭게 도입한 의약품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초까지 대웅제약이 판매하던 이탈파마코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의 국내판권을 가져왔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 MSD의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와 고지형증치료제 ‘바이토린’, ‘아토젯’ 등의 판권도 획득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LG생명과학, 한미약품은 3분기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3분기만 놓고 비교했을 때는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은 지난해 3분기 기술 수출료 120억 원이 유입돼 역기저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대표 이관순)도 지난해 3분기 베링거인겔하임의 라이선스 계약금이 유입돼 3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61.5% 감소했다.

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등은 일제히 수익성이 악화됐다. R&D 비용을 늘린 것도 원인이지만 수익성이 높은 자체개발 의약품 매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한양행(대표 이정희)는 3분기 말 매출 9천6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0억 원에 그쳤다. 원가비중이 높은 도입신약 매출이 증가한데다가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 비용 증가, R&D 비용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녹십자(대표 허은철) 역시 기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혈액제제와 백신의 성장세가 주춤했고 도입신약인 ‘조스타박스’, ‘가다실’의 매출이 증가했다. 도입신약 마진율은 자체개발신약에 비해 낮기 때문에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는 영업이익과 더불어 매출 역시 감소했다. 대웅제약(대표 이종욱)은 15년 동안 판매해오던 글리아티린 등이 종근당으로 넘어간 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자체개발신약인 위장약 알비스는 제네릭 제품들로 인해 원외 처방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에스티(대표 강수형)도 주요제품인 위염치료제 ‘스티렌’,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등의 매출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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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3’ 매출 1조 무난...연간 실적 전망 엇갈려


주요 제약사들의 연간 전망 역시 ‘수익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등 ‘빅3’는 무난히 1조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술수출 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 1조3천억 원, 영업이익 72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비용은 점점 늘릴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상당한 매출을 올린 API 수출이 4분기에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동부증권은 유한양행이 4분기에만 매출 3천412억 원, 영업이익 3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증권 구자용 애널리스트는 “신규 약물 도입과 R&D를 위한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과도기적 구간”이라며 “4분기에는 매출 증가와 판관비 감소, 기술료 유입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십자 역시 3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국내 독감백신 매출과 수두백신 수출 등이 반영되면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KTB투자증권은 녹십자 4분기 매출이 2천712억 원, 영업이익 10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4분기 R&D 규모 확대로 인해 영업이익이 10억 원 규모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1500% 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KTB투자증권 이혜린 애널리스트는 “3분기 부진한 것에 비해 4분기 만회 가능 요인이 있어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다만 4가 독감백신 출시로 인한 실적개선 효과는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미약품에 대해 증권사들은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한미약품이 공급하기로 한 임상 시료 생산일정에 차질이 생겨 연내 기대했던 지속형 당뇨치료제 임상3상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이 문제다.

KTB투자증권 이혜린 애널리스트는 “기대했던 임상 스케줄이 지연된 상황을 반영해 신약가치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상승여력은 있지만 신약가치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성장성이 높다는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 동부증권 구자용 애널리스트는 “베링거인겔하임 기술계약 해지나 실적 부진 등은 4분기 이후 파이프라인 임상개시와 마일스톤 유입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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