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은행이나 보험 등 타 업권에 비해 증권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너무 많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 및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이나 중기특화 IB 등 증권업에 대한 육성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금융투자업을 옥죄고 있는 규제에 대한 완화가 사전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6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금융투자협회의 목표를 '기울여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으로 잡았다. 여기서 말하는 '기울여진 운동장'은 금융투자업계가 타 금융권에 비해 불합리한 규제가 너무 많다는 점을 강조한 표현이다.

황 회장은 "한국의 골드만삭스가 나와야 하는 중요성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지만 증권사, 금융투자업계에 불리한 규제가 너무 많다"면서 "기울여진 운동장은 타 금융업권에 비해 불합리한 규제 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투자업 환경에 비해 다른 규제도 포함된다"고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대표적으로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불허, 외국환 업무 제한 등을 과도한 규제의 예로 들었다.

법인지급결제 불허의 경우 2007년 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도 개인과 법인 지급결제 업무가 가능하지만 은행권에서 증권사의 지급결제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금융결제원 규약에 의해 현재는 개인에 한해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하고 있다.

그는 "금융결제원 규약만 바꾸면 되는 문제인데 은행권의 작업 등으로 막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낸 분담금을 돌려받는 등 모든 수단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금투협은 회원사들과 최근 관련 TF를 만들어 적극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황 회장은 외국환 업무 제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증권사는 현재 투자목적의 외국환 업무만 가능한데 현재 은행이 독점하고 있는 외국환 업무가 은행의 고유 업무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제한적인 영역에 갇혀 사실상 절름발이 상태인데 증권사들이 개인 외국환 업무도 취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신탁업 분리 문제가 나오는 점에 대해서도 다른 업권에서 자산운용업에 진출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리스크가 큰 업종 특성상 신탁업을 현재 자본시장법 테두리 안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황 회장은 올해 말까지인 해외주식투자펀드의 비과세 혜택 연장을 금융당국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지난해 3월 출시한 ISA의 보완 작업으로 중도인출 기능과 비과세한도 확대 등이 담긴 'ISA 시즌 2'를 올해 선보여 가입액 기준 연간 1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황 회장은 "현재 자본시장이 많이 위축돼있는데 금융회사들은 고객들이 금융회사에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한다"면서 "신뢰에 입각한 전문성이 아닌 수시로 말을 바꾸고 거짓말하고 투자자를 기만하는 기관에는 투자자들이 찾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