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아이폰5S 연기나며 부서졌는데, 발화 아니고 팽창?
상태바
아이폰5S 연기나며 부서졌는데, 발화 아니고 팽창?
서비스센터 직원, 발화라고 했다가 하루만에 말바꿔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7.02.28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이 제품 발화나 폭발로 의심되는 사안을 배터리 팽창으로 축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에 사는 김 모(남) 씨는 아이폰5S를 구매하고 사용한지 3년째다. 아이폰을 주머니에 넣고 집에 있는데 갑자기 아내가 주머니에서 연기가 난다고 해 놀라 얼른 꺼냈다. 그러자 쉬익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며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휴대전화 액정과 본체 사이가 벌어졌다. 

김 씨는 어찌할 바를 몰라 애플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조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사진을 보내고 기다렸다. 서비스센터가 없어 강릉으로 가서 조사에 임해야 한다는 연락이 왔다.

강릉 서비스센터에 방문했더니 수리기사는 처음 휴대전화를 보고 자기도 폭발한 것은 처음 본다며 소견서도 폭발로 쓰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 날 말이 바뀌었다. 다시 강릉 서비스센터를 찾은 김씨는 같은 수리기사가 폭발이 아니라 배터리 팽창이라고 하루 만에 의견을 바꾸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 결국 소견서도 배터리 팽창으로 작성했다. 폭발한 아이폰도 처음에는 소비자가 가져가도 된다고 했는데 다음날 수거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김 씨는 아이폰5S를 새로 지급받았지만 "왠지 찜찜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센터가 아이폰 본사와 연락 이후에 폭발에서 팽창으로 말바꾸기를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아이폰5s 발화사고.jpg
▲ 발화 또는 폭발로 추정되는 김 씨의 아이폰5S. 하지만 소견서에는 배터리 팽창으로만 기재됐다.

아이폰 5S는 이미 수차례 발화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된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A380 여객기 비즈니스석에서 한 외국인 승객의 아이폰5S가 발화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제품은 좌석 등받이 안쪽으로 떨어져 틈새에 끼인 상태였고, 연기가 나자 승무원들이 소화기로 진화에 나서는 소동이 빚어졌다.

국토교통부는 현장 조사를 벌이고 외부 충격에 따른 발화로 결론 내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기가 좁은 틈새에 끼여 압착되면서 발열과 함께 연기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아이폰5S는 2013년 9월 처음 출시된 제품이다. 대한항공 측은 "발화가 아니라 좌석 등받이에 끼어 압착으로 인해 연기가 난 '발연'"이라고 밝혔지만 의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2014년 2월 미국에서 한 소비자의 주머니 속 아이폰5C가 발화했으며, 같은 해 8월 이스라엘 여객기 내부에서 아이폰5가 화염에 휩싸여 승객이 대피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 아이폰5S를 충전 중에 발화하는 사고가 일어나는 등 이미 수차례 아이폰5S의 발화사고 제보가 있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사고 피해를 호소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보상을 하거나 원인 규명을 하는 부분에 있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등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에서 아이폰7 폭발 사건이 최초로 제기된 지 반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가 터지자 즉각 자체적인 리콜을 단행했던 삼성전자와 대조적이다.

이번 건도 발화로 인한 건을 배터리 팽창으로 축소 또는 은폐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아이폰 시리즈의 발화는 갤노트7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사람 몸에 밀착된 전자기기의 발화는 인명피해를 부를 수 있는 만큼 발화 건수가 적다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입장이다. 애플은 발화제보가 접수되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기보다 배터리 팽창으로 축소시키려 한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애플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