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은 지난해 10월 30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12월 전면 시행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앱으로 고도화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비용절감의 효과를 거뒀다.
핀테크 기업 역시 은행에 부담하는 수수료가 기존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평균 수수료는 한 건당 500원에서 50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오픈뱅킹은 또 은행권에서 디지털 고도화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오픈뱅킹 시행으로 고객들이 다른 은행앱이나 핀테크 앱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사 앱 고도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KB국민은행(행장 허인)은 KB스타뱅킹의 오픈뱅킹 서비스에 잔액이 부족하거나 추가금액이 필요한 경우, 타은행 계좌에서 국민은행 계좌로 빠르게 이체시키는 충전 기능을 신설하는 등 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했다.
신한은행(행장 진옥동)은 카드 등의 매개체가 없이도 ATM으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편리성과 재미요소를 더한 바로이체, 꾹이체 서비스도 선보였다.
우리은행(행장 권광석)은 우리원뱅킹 앱의 메인화면에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 할 수 있도록 하고,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계좌 정보를 자동 입력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개선을 통해 고객들이 우리WON뱅킹 앱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앱 안에 있는 서비스와 기능을 다양하게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행장 손병환)은 금융자산 수준을 연령대와 지역별로 비교할 수 있는 ‘내금융 생활비교’ 서비스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은행권은 원스톱 환전, 여러계좌를 연동한 간편결제 충전 및 더치페이, 결제대금 선결제 등과 같은 오픈뱅킹과 연계한 특화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모바일 종합금융서비스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오픈뱅킹 시행으로 이용자 편익이 제고된 것은 물론 은행권과 핀테크기업 간 앱 개발 경쟁으로 산업 전반에 혁신이 촉진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오픈뱅킹 서비스에대한 소비자 만족도 역시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올 들어 은행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크게 높아졌으나 관련 민원건수는 되레 줄어든 점이 방증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일평균)을 통한 조회‧자금이체‧대출신청서비스 이용 건수는 2억812만9000건으로 전년 하반기에 비해 25.5% 폭증했다.
18개 국내은행, 우체국예금 고객 기준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등록 고객 수도 1억6479만 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3.5% 증가했다.
그러나 관련 민원은 감소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접수된 은행 민원 중 인터넷·폰뱅킹 민원건수는 46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592건) 대비 2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여신 △예·적금 △방카·펀드 △신용카드 부문 민원이 모두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향후에도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픈뱅킹 출범 이후 가입자, 등록계좌 수가 경제활동인구의 82% 이상, 요구불계좌의 89%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기준월간 API 이용건수도 2억5000만 건(일평균 825만 건)으로 누적 17억6000만 건에 달한다.
금융당국도 오픈뱅킹 인프라를 고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픈뱅킹 참가기관을 현행 은행·핀테크에서 타 금융업권으로 확대한다. 금융위는 오는 12월부터 전산개발 등을 거쳐 중앙회(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산림조합), 우정사업본부 및 17개 증권사 등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참여기관 확대에 맞춰 이용가능 계좌도 확대한다. 현재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 및 가상계좌에 한정됐지만 향후에는 예금잔액을 모아 금리가 높은 은행의 정기예금 및 적금계좌로도 이체가 가능하도록 개선된다.
여기에 더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고도화하고 전자금융거래법에 오픈뱅킹 참가요건, 준수의무 등을 추가해 법제화를 추진하는 등 보안·운영 리스크 관리도 강화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