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통관고유부호’ 입력 안했는데 ‘해외직구’라고?...과도한 반품비로 청약철회 발목잡기
상태바
‘통관고유부호’ 입력 안했는데 ‘해외직구’라고?...과도한 반품비로 청약철회 발목잡기
국내배송 제품 직구로 둔갑시켜 비용 전가
  • 이정민 기자 leejm0130@csnews.co.kr
  • 승인 2026.03.13 0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례1 경기도 용인에 사는 유 모(남)씨는 틱톡 광고를 통해 ‘마카다미아 2+1 행사’ 상품을 보고 3만8900원에 구매했다. 광고와 상세페이지에는 큰 박스에 담긴 대용량 상품처럼 소개돼 있었지만 실제로 배송된 제품은 150g짜리 소포장 제품 3개였다. 문제는 반품 과정에서 발생했다. 유 씨는 상품이 광고와 다르다며 환불을 요청했지만 판매자는 “해외 직구 상품이라 반품 시 국제배송비 2만 원과 국내 배송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구매 과정에서 해외배송 안내는 없었고 해외직구 시 필수 입력 사항인 개인통관고유부호도 요구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유 씨는 “구매 과정에서 해외배송이라는 안내를 받지도 못했는데 환불을 요구하자 판매자가 1만~2만원 수준의 부분 환불을 제안하며 합의를 유도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례2 경남 창원에 사는 고 모(여)씨는 쿠팡에서 식탁 의자 3개를 ‘무료배송’ 조건으로 주문했다. 그러나 결제 다음날 판매자로부터 “해외배송 상품이라 추가 배송비 3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고 고 씨는 이를 추가로 송금했다. 문제는 제품이 도착하는 과정에서 또 발생했다. 배송 기사로부터 국내 배송비 4만원을 착불로 요구받은 것이다. 고 씨는 “무료배송 상품으로 알고 구매했는데 해외배송비와 국내 배송비까지 모두 부담하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외배송 상품 구매시 필수 입력해야 하는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입력하지 않았음에도 해외배송 상품으로 속여 반품을 막거나 과도한 반품배송비를 챙기는 온라인 플랫폼이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가 단순 변심 등으로 반품을 요구하면 ‘해외 직구 상품’이라며 취급 수수료, 항공운송료, 현지 세금 등을 포함한 높은 반푼 배송비를 요구하거나 아예 청약철회를 거절하며 갈등을 빚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입력하지 않고 구매한 상품에 대해 판매자가 ‘해외배송’이라고 주장하며 반품을 거절하거나 높은 반품비를 청구했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된다.

해외직구의 경우 금액과 관계없이 구매자가 반드시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입력해야 통관이 가능하다. 해당 정보 입력 없이 주문과 결제가 이뤄졌다면 사실상 국내 배송 상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일부 쇼핑몰은 이를 ‘해외배송 상품’으로 안내하며 반품 시 취급수수료, 국제운송료, 현지 세금 등을 포함한 과도한 반품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청약철회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행태가 대형 플랫폼을 넘어 소규모 온라인 쇼핑몰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롯데온 등 주요 온라인몰 입점 업체에서 유사 사례가 제기됐으나 최근에는 독립 쇼핑몰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개인통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해외 브랜드 상품은 '병행수입'이 대표적이다.

병행수입은 국내 수입업자가 해외에서 정식 유통 중인 브랜드 제품을 공식 유통망이 아닌 별도 경로를 통해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미 세관을 통과한 재고를 국내에 보관했다가 주문 시 발송하는 구조다.

주문이 들어오면 국내 창고에서 바로 발송되므로 사실상 일반적인 국내 배송과 배송 구조가 같다. 따라서 개인통관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상품은 국내 배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일부 판매자들은 병행수입 상품임에도 해외직구 상품으로 오인하게 만들어 반품을 제한하거나 높은 반품비를 책정하고 있다.

병행수입 상품을 해외 직구로 속여 파는 이유는 수입업자 입장에서 재반품이 어렵기 때문이다. 직접 수입한 물량을 다시 해외로 돌려보내기 힘든 구조적 한계 탓에 소비자의 반품을 원천 봉쇄하거나 상품을 들여올 때 발생했던 통관비와 물류비를 반품비 명목으로 전가하려는 목적이 크다.

이러한 행위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현행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는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청약철회 등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국내 배송 상품을 해외 배송으로 오인하게 만들어 소비자의 권리 행사를 막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롯데온 등 주요 온라인몰들은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으며 민원 발생 시 플랫폼 차원의 중재 절차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오픈마켓 업계는 이 같은 행태가 엄연한 불공정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플랫폼 업체들은 판매자 운영 정책과 내부 모니터링 기준을 마련해 두고 있으며 소비자 신고나 민원이 제될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해 판매자에게 소명을 요구하거나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직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해외직구 셀러’는 플랫폼 내에서 별도로 지정·관리되고 있으며 관련 규정을 비교적 엄격히 적용받고 있다. 반면 해외 구매대행 형태로 상품을 판매하는 일반 셀러들 사이에서는 반품 갈등이 간헐적으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한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셀러는 별도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다만 해외 구매대행 방식으로 판매하는 일부 셀러들이 해외 배송 구조를 이유로 반품을 제한하거나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등 배송비 부담이 큰 상품은 상세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사전 고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해외직구 상품의 경우 고객이 직접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입력하도록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며 “사전 안내 없이 과도한 반품비를 청구할 경우 소명 요청과 함께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