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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제약사 CEO 15명 3월 임기만료…대웅제약 등 실적부진에 '연임'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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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제약사 CEO 15명 3월 임기만료…대웅제약 등 실적부진에 '연임' 물음표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1.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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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0대 제약사 CEO 가운데 절반 가까운 15명이 오는 3월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대표이사 교체 혹은 재선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약업계는 전통적으로 인사에 보수적인 편이지만 유한양행은 내부규정상 대표이사의 연임이 불가능하고 대웅제약, 영진약품, 하나약품 등 실적이 부진한 곳이 많아 CEO교체폭이 예년보다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너 경영체제인 유나이티드, 대한약품, 삼진제약 등은 기존 CEO의 임기 만료에 맞춰 오너 2·3세로 세대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30대 제약사 가운데 올해 3월 임기 만료되는 대표이사는 13개사에 총 15명에 달한다.

우선 10대 제약사 전문경영인 중에는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70)과 종근당 김영주 사장(57), 대웅제약 전승호(46) 사장과 윤재춘 사장(62), 동아ST 엄대식 회장(60)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어 경보제약 김태영 사장(63), 영진약품 이재준 사장(55), JW생명과학 차성남 사장(64), 하나제약 이윤하 사장(63)과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사장(64)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오너 경영인으로는 삼진제약 최승주 회장(80)과 조의환 회장(80), 유나이티드 강덕영 회장(74), 삼천당제약 전인석 사장(47), 대한약품 이윤우 회장(77)이 포함된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은 2015년 3월 대표에 오른 이래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 미래 신사업 발굴, 실적 개선 등 제약사 본연의 성장에 매진해 제약산업 전체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유한양행은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뜻에 따라 대표를 한 번만 연임할 수 있도록 정관에 규정하고 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능력을 입증하면 누구나 전문 경영인이 될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이다. 이 사장이 임기 만료와 함께 물러남과 동시에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조욱제 부사장(66)이 신임 대표에 오를 예정이다.

대웅제약과 영진약품, 하나제약 등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실적이 좋지 못한 것이 대표이사 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승호 사장과 윤재춘 사장이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대웅제약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전문의약품(이하 ETC) 매출 감소 및 수출 감소와 ETC 부문 주력 제품이었던 항궤양 라니티딘 복합제 '알비스'와 '알비스D'의 매출 부재, 메디톡스와의 보툴리눔 균주 분쟁으로 인한 소송 비용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6% 감소한 7882억 원, 영업이익은 80.1% 감소한 83억 원, 순이익은 88.3% 감소한 28억 원이다. 

전 사장과 윤 사장은 2018년 3월 대웅제약 공동 대표로 취임했다. 2000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내부 승진으로 대표에 오른 전승호 사장과 달리 윤재춘 사장은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89)의 삼남 윤재승 전(前) 대웅제약 회장(59)과 먼 친척관계로 알려져 있다. 

영진약품 이재준 사장은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져온 전문경영인으로 2018년 3월 대표로 선임되며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취임 이래 수출 부진, 코로나19 등으로 실적이 매우 좋지 않았다. 

영진약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6% 감소한 1577억 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8.4% 71.3% 감소한 33억 원과 23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제약 이윤하 사장도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 6.8% 11% 감소하는 다소 초라한 경영 성적표를 기록했다. 다만 2019년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임기 동안 실적 개선을 이끌어온 점과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의 성과를 미뤄보아 무난히 재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 과정에서 성분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도 올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경영 효율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지난해 3월 이우석 단독대표 체제에서 이우석·박문희(54)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0% 늘어났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적자를 지속 내고 있다.
 


오너 경영체제인 삼진제약과 대한약품은 임기 만료되는 시점인 올 3월 오너 2·3세로 세대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진제약은 공동 창업주이자 각자 대표인 최승주 회장과 조의환 회장 모두 80세로 나이가 많다보니 외동딸 최지현 전무(47)와 장남 조규석 전무(50)로 각각 승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 전무는 2.45%, 조 전무는 1.26%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세대 교체는 금시 초문으로 양 회장이 80세의 고령의 나이인데도 무리 없이 경영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장홍순 사장과 최용주 사장도 대표직을 역임하는 등 총 4인이 회사를 이끌고 있어 세대 교체는 시기상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약품도 창업주 고(故) 이인실 선대회장의 2세 이윤우 회장 뒤를 이은 오너 3세 장남 이승영 이사(48)로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영 이사는 형제 중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해 경영 수업을 착실히 받아왔으며 이와 동시에 지분 늘리기에도 힘써 왔다. 5.77%의 지분으로 보유하며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창업주인 강덕영 회장도 74세 고령의 나이인데다가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점을 감안할 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강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 장남인 강원호 대표(45)의 2세 경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호 대표는 세 차례에 걸쳐 아버지인 강 회장과 조모인 김성옥 여사(92)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아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5.44%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사안은 회사 내부에서 오가거나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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