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생보사 사외이사 직무평가 전원 ‘적격’...자체평가 객관성에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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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생보사 사외이사 직무평가 전원 ‘적격’...자체평가 객관성에 의문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1.03.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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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생명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지난해 사외이사 직무평가에서 전원이 합격점을 받았다.

각사 사외이사들이 이사회를 100% 참석하는 등 이사회 활동에 적극성을 보인 결과라고는 하지만, 평가결과에 전혀 변별력이 없어 자체 설문 등을 통한 평가방식의 객관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감시와 견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이사회에서 거의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노릇만 한다는 비판을 감안하면 사외이사에 대해 외부평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국내 자산총액 순위 10대 생보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재임기간에 대한 직무평가를 실시한 사외이사 전원이 ‘적격’이나 ‘우수’ 등의 평가를 받았다. 10개사 사외이사 41명 가운데 부적격하거나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또 각사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는 전원 동일했다.

삼성생명은 4명 전원에게 '자격요건 충족'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미래에셋생명은 4명 전원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양생명은 전체 사외이사에게 'S(탁월)'로 평가했고 그 외의 생보사들은 전원에게 '우수'등급을 줬다. 

이들 생보사는 매년 실시하는 사외이사 평가를 통해 연임이나 재선임 여부 등을 판단한다. 사외이사의 지난해 직무에 대한 내부평가를 올해 초 진행했다.
 

사외이사 평가는 3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외이사가 스스로 자신의 점수를 매기는 자기 평가와 이사회 의장이나 본인을 제외한 다른 사외이사의 성적을 내는 상호 평가가 진행되며, 여기에 이사회사무국 등의 사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직원 평가가 더해진다.

평가항목으로는 이사회 참석률, 이사회 참여도(의안검토 및 의견 제시, 업무집행 감독 등), 이사회/위원회 활동 기여도(회사 발전에 대한개선 의견 제안 등), 전문성, 주주의 장기적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능력 등에 대해 절대평가를 실시한다.

평가결과 산정은 회사마다 약간씩의 차이를 두지만 대체로 이사회 참석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사의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이사회 의장이 평가하는 이사회 평가, 사외이사 본인 평가, 이사회 출석률 등 충실성을 바탕으로 한 이사회사무국에 의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역시 “평가결과는 이사회참석률(50%), 이사회평가(20%), 자기평가(20%), 직원평가(10%)를 반영해 산정한다”고 밝혔다.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100% 육박하는 높은 이사회 출석률을 보였다. 내부평가 결과에서도 자격요건 충족, 우수, 매우 우수, 기대 수준 이상의 강점 등 표현 방식만 다를 뿐 하나같이 사외이사 자리를 유지하는데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국내 생보사 어디도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외부 평가를 진행한 곳은 없었다.

각 보험사들은 사외이사에 대한 외부 평가가 가능하다는 내부 조항을 마련해 두고 있다. 하지만 수년째 외부평가 없이 내부평가만을 진행하고 그 결과 특별한 개선방안이나 지적사항을 내놓지도 않아 형식적이라는 지적이다. 현행 사외이사 평가 시스템이 사실상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명무실한 시스템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최근 몇 년간 금융사의 사외이사는 기업의 입장만을 대변하며 거수기 노릇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들로 기업 경영 활동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사 사외이사들은 대부분의 이사회 안건에 찬성표로 일관하면서 이 같은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 사외이사의 활동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공정한 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금융사들은 향후 필요할 경우 외부평가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는 마땅한 외부평가 기관이 없어 적절한 외부평가기관의 운영이 검증된 이후 평가 위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20년 당사의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사외이사 본인, 이사회사무국에 의한 평가가 이뤄졌다”며 “외부평가는 향후 적절한 외부평가기관이 안정적으로 운영이 된 이후, 평가제도 전반에 대한 자문 위탁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의 객관성을 보다 제고하기 위해 사외이사 내부평가 기준에 대한 외부기관의 자문 내지 ‘사외이사 외부기관의 평가’는 추후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생명 관계자 역시 “2015년 제2회 임시이사회에서 외부평가에 대한 근거를 내부규정에 반영했지만 현재 사외이사에 대해 외부평가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며 밝혔다.

이어 “다만 사외이사에 대한 내부평가를 진행하면서 전 과정을 외부기관에 위탁해 실시하는 등 객관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이사회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외부기관 평가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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