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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울리는 보험사 '셀프 손해사정' 근절될까?...금융당국 이달 개선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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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울리는 보험사 '셀프 손해사정' 근절될까?...금융당국 이달 개선방안 발표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1.04.1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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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해사정사에 지급 거절 이유 물어도 ‘묵묵부답’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에 사는 한 모(여)씨는 지난해 11월 자녀의 조발사춘기 의심증상으로 내원해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결과 질병코드 E301의 조발사춘기 진단을 받아 가입돼 있던 교보생명의 ‘무배당교보실손의료비보험’을 통해 1차 치료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금이 지급됐다.

하지만 한 씨가 같은 해 12월 2차 치료비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에는 현장조사담당인 KCA손해사정사를 통해 보험급 지급이 거절됐다. 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 기준상 나이가 초과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한 씨는 해당 보험의 약관상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진료를 한 경우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 씨는 “보험가입 당시 나는 해당 보험사의 설계사였고 실제로 질병치료목적이 명백하면 나이가 지났다하더라도 실제로 많은 사람이 보상을 받고 있다”면서 “본사와 손해사정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반박했지만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 손해사정인이 서류상 오류 인정했지만 결과 요지부동 대전시 동구 용전동에 사는 문 모(남)씨는 지난 2007년도 KB손해보험 설계사의 권유로 4개의 보험을 가입했다. 육가공업에 종사하는 문 씨는 지난해 3월 근무 중 손가락을 다쳐 수술을 진행했고, 후유장애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청구하게 됐다. 하지만 그해 10월 손해사정인으로부터 가입 당시 직업등급이 실제 3급이 아닌 2급으로 잘못 등록돼 있다며 보험금 지급 거절 통보를 받았다. 보험사에 문의한 결과 보험 가입 당시에는 육가공업에 대한 직업코드가 없어 발생한 일이었다. 이후 일련의 서류 갱신 등의 과정을 거쳐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손해사정인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문 씨는 “보험사와 손해사정인으로부터 잘못한 게 없으니 기다리면 처리해주겠다는 소리만 수차례”라며 “스트레스로 인해 잠도 못자고 불안해서 일도 못하고 있다”고 원통해 했다.

# 손해사정인이 병원 소견서도 입맛대로 바꿔?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6월 롯데손해보험을 통해 간편심사 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여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 했지만 거절당했다. 암 치료력이 있다는 이유로 계약이 해지됐던 것. 실제로 이 씨는 6년 전 간암 치료를 받은 내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지난 5년 간 암으로 입원이나 수술 등 치료는 받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게 이 씨의 주장이다. 이 씨는 “6년 전 간암 치료 이후에는 암 치료력이 전혀 없다”면서 “확인 결과 담당 손해사정인이 병원의 암 결절 소견을 간암으로 조작해 고지위반으로 보험을 해지 시켰다는 걸 뒤늦게야 알게 됐다”고 분해했다.

보험사가 자회사를 세워 보험금을 산정하는 ‘셀프 손해사정’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보험금 지급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얼마나 해소될 지 주목된다.

최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손해사정 업무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종합개선방안을 마련해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보험사와 소비자 간 분쟁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셀프 손해사정’ 실태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손해사정 업무의 공통 절차가 법령으로 명문화되는 것이다. 보험사가 자회사에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할 땐 구체적인 선정 기준을 만들고 보험금 삭감을 유도할 수 있는 성과지표 적용도 금지된다.

손해사정은 보험금 지급의 첫 단계로 사고 원인과 책임 관계를 조사하고 적정한 보험금을 산출하는 업무를 뜻한다. 손해사정사는 소비자가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서류 심사만으로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객관적으로 피해액과 보험금을 산정하는 제3자 역할을 한다.

공정한 보험금 산정을 위해 보험업법은 이해관계자의 손해사정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법 시행령 예외조항에 따라 보험사가 손해사정업을 하는 자회사를 두고 위탁하는 형태는 허용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의 보험사들은 자회사를 만들어 대부분의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셀프 손해사정’이란 비판과 함께 독립성과 객관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현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사 3곳이 손해사정 업무를 하는 자회사를 1곳씩, 손해보험업계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이 1~3곳을 보유해 총 7개의 보험사가 12곳의 손해사정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을 비롯해 삼성화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한화생명 ‘한화손해사정’, 교보생명 ‘KCA손해사정’, 현대해상 ‘현대하이카손해사정’, ‘현대하이라이프손해사정’, DB손해보험 ‘DB자동차보험손해사정’, DB CSI손해사정, DB CAS손해사정, KB손해보험 ‘KB손해사정’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들 손해사정업체들이 모회사인 보험사의 경영상황이나 목표 등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보험사가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보험금 삭감을 유도하는 성과지표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전체 보험 민원 가운데 보험금 산정·지급과 면부책 결정 등 손해사정 관련 내용이 41.9%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

보험사들은 자회사 손해사정법인에 대한 위탁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며, 손해사정 단계에서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 있다고 항변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손해사정법인이 직원 수 2~3인 매우 영세한 규모”라며 “고객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며 이 같은 이유로 많은 보험사들이 자회사 손해사정법인에 위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자회사라도 보험사에만 유리하게 손해사정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법적으로 문제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불공정행위 위반 시 최대 과태료...자회사 위탁 50% 넘으면 공시

이 같은 불만이 지속되면서 금융당국은 손해사정사의 독립성 보장과 함께 이해상충 및 불공정행위 근절에 초점을 맞춰 개선안을 마련했다.

먼저 손해사정 업무의 공통 절차를 법령으로 명문화한다. 손해사정사가 업무 절차나 이해상충, 불공정행위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다.

여기에 보험금 삭감을 유도할 수 있는 성과지표도 금지한다. 보험금 삭감 규모와 비율, 손해율 등의 항목을 위주로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급여와 위탁수수료, 위탁물량 등에 반영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한다.

보험사가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할 때 구체적인 선정기준과 평가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보험금 분쟁 발생 빈도와 소송 제기 건수 및 승·패소율 등을 종합해 이 기준을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회사에 위탁하는 손해사정 건수가 50% 이상이면 선정·평가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밖에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 건수가 확대될 수 있도록 보험사는 소비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임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보험사의 동의기준’도 설명하도록 의무화한다. 소비자가 해당 동의기준을 충족하는 손해사정사 선임을 원할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보험사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

보험사의 의료자문 의뢰에 대한 책임성 강화를 위한 내부 의료자문관리위원회 설치도 의무화한다. 의료자문제도가 보험금의 거절·삭감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의료자문 대상 선정·관리 기준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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