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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 청약철회 홈쇼핑·TM채널서 압도적...평균 11%로 타채널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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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 청약철회 홈쇼핑·TM채널서 압도적...평균 11%로 타채널 2배
설계사 교육 등 자정 노력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
  • 이예린 기자 lyr@csnews.co.kr
  • 승인 2022.07.06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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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수원시 장안구에 사는 장 모(여)씨는 홈쇼핑을 통해 롯데손해보험에서 질병과 암보험 두 개를 가입했다. 가입을 도운 설계사는 장 씨가 고혈압과 당뇨약을 복용 중이라 모든 수술에 대해 보장받을 순 없지만 일정 부분 보험 처리된다고 약속해 기존 실비를 취소하고 재가입했다고. 하지만 가입 후 팔꿈치 염증이 심해 절개 수술을 한 뒤 설계사는 "담보특약 없이 보장이 불가능하다"며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장 씨는 "기존 유별 실비까지 취소했는데 보험사에서는 보장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롯데손보는 설계사를 통한 홈쇼핑 불완전판매 대응 관련 본지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사례 2# 울산시 북구에 사는 서 모(남)씨는 지난해 11월 에이스손해보험 설계사로부터 치아보험 가입 권유 전화를 받았다. 설계사의 설명에 서 씨는 "네"로만 일관했다고. 6개월 뒤 서 씨는 카드 통지서를 확인하고서야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첫 통화 이후 해피콜이나 가입안내서와 보험증권 송부가 없었고, 보험계약에 대한 어떠한 안내도 받아보지 못해 보험계약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서 씨는 "엄청나게 빠른 통화내용으로 별 의미없이 대답만 했다. 해피콜이나 전자서명을 통해 명확한 보험가입 의사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에이스손해보험 관계자는 "보험가입 후 변심이 있을 경우에는 다양한 사유로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경우에도 소비자 권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부지침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사의 청약철회율이 소폭 개선됐지만  홈쇼핑과 TM(텔레마케팅) 채널은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손보사의 평균 청약철회율이 3.8%인데 TM과 홈쇼핑 채널은 평균 10%대로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손보업계는 지속적인 설계사 교육 등을 통해 자정 노력을 펼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비대면 판매 특성상 설계사의 가입 강요와 함께 소비자도 보장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청약철회가 타 채널에 비해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유지되는 보험 계약은 가입 여부를 신중히 재고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보험계약자에게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권리, 즉 청약철회제도를 두고 있다. 청약한 날 또는 보험료를 처음 납입한 날로부터 15일 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이때 보험료도 환급된다.

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14개 손보사의 평균 청약철회율은 3.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개선됐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을 제외하면 12개 손해보험사 모두 청약철회율이 낮아졌다. 

다만 여러 판매 채널 중 TM과 홈쇼핑을 통한 계약의 청약철회율이 가장 높아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보험사의 TM채널 청약철회율은 평균 11.5%로 타 채널(1.9~6.9%)의 두 배에 달했다. 홈쇼핑 채널 역시 11.5%로 동일하게 높았다.

비대면 판매채널 특성상 가입자들이 쉽게 가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고 청약 철회하더라도 일단 가입을 유도하기 때문에 타 판매 채널 대비 청약철회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철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에이스손해보험이다. 에이스손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0.4%포인트 개선됐지만 17.3%로 14개 손보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AIG손해보험도 14%로 전년(15.4%)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10%를 상회했다.

두 보험사 모두 TM과 홈쇼핑, 기타, 직영점만 판매 채널로 취급하는데 특히 TM과 홈쇼핑부문에서 청약철회율이 높았다. 
 

에이스손해보험의 경우 TM채널 청약철회율이 17.4%였으며 AIG손해보험의 경우 18.4%로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홈쇼핑 청약철회율도 각각 14.1%, 15.2%에 달했다.

에이스손해보험 관계자는 "타사 대비 TM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 건수가 높다 보니 청약철회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설계사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AXA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각각 6.4%, 5.8%로 뒤를 이었다. 두 손보사 모두 전체적으로는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TM채널에서 각각 9%대로 높은 청약철회율을 기록하며 전체 수치를 끌어올린 탓으로 보인다.

지난해 청약철회율이 가장 많이 개선된 곳은 메리츠화재다. 전년보다 0.8%포인트 개선된 3.9%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홈쇼핑부문에서 13.8%, TM채널에서 10.5% 청약철회 비율이 집계됐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적자 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하거나 많은 사업비를 들이면서 과도한 출혈경쟁하는 등의 영업방식을 지양하고 정도영업을 통한 건강한 매출 증대를 하기 위해 노력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채널 특성상 필요에 의해서라기보다 광고에 매료되면서 즉흥적으로 보험 가입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기에 청약철회 비율이 높다. 또 TM채널의 경우도 상담설계사의 가입 권유를 받고 중복된 보장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에 청약철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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