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차량 모델이나 스마트폰 기종을 가리지 않고 발열 때문에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BMW 측은 "단순 발열로는 불량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윤 모(남)씨는 지난해 BMW 320d를 약 3700만 원에 리스했다. 윤 씨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스마트폰을 앞좌석 무선 충전패드에 올려놓으면 30분도 안 돼 단말기 온도가 40~45도까지 올라 충전을 할 수 없다고 제보했다. 윤 씨에 따르면 불과 5~10분 만에 스마트폰이 뜨거워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놀란 윤 씨는 BMW 서비스센터를 여러 번 방문했으나 그때마다 "일부 스마트폰 기종에서 발열이 발생할 수 있으나 무선 충전패드에는 이상이 없다"는 답을 듣고 돌아와야 했다. 윤 씨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BMW 차주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은 문제인데 아무런 대응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차량 내 무선 충전패드 이용 시 발열은 비단 윤 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23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네이버 내 BMW 차량의 무선 충전패드 사용 시 발열 문제를 호소한 카페 글과 댓글은 약 40여 건에 달한다.
BMW 3시리즈 네이버 카페의 한 유저(닉네임: in****a**)는 지난해 7월 차량을 출고한 지 두 달 만에 무선 충전패드 발열 문제가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이 유저는 "조금만 오래 둬도 아이폰에서 발열경고 알림이 뜰 정도"라며 "다른 무선충전을 쓸 때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BMW 차량에서 무선 충전패드를 사용할 때만 발열이 너무 심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BMW 카페의 BMW 차주(닉네임: *엠*) 역시 발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무선 충전패드에 아이폰을 올려놓으면 20분 만에 발열 때문에 카플레이(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아이폰을 연결해 아이폰 전용 UI로 바꾸는 기능)가 멈춰버린 것이다.
BMW 측은 윤 씨를 비롯한 일부 차주의 주장에 대해 "무선 충전패드에서는 코일에 전류를 흘려보내 만든 자기장으로 전기를 배터리에 보내는 전자기 유도방식으로 충전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커니즘상 발열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의 상태나 어떤 기능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발열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스마트폰 충전이 되지 않거나 무선 충전패드의 기능상 오류가 없는 이상 단순 발열은 불량으로 판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BMW 주장처럼 배터리를 무선충전하는 과정에서 발열이 발생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일부 BMW 차주가 겪은 것처럼 짧은 시간 내에 스마트폰 발열이 심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입장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의 무선 충전패드에 올려놓은 스마트폰이 5~10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뜨거워져서 AS를 접수하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며 "본인도 전기차를 이용하면서 차량 내 무선 충전패드를 사용하지만 발열 문제는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