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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처리기 거북이 AS에 소비자 발 동동...민원 중 AS불만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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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처리기 거북이 AS에 소비자 발 동동...민원 중 AS불만 '최다'
고객센터 연결 힘들고, "못 고친다" 수리 거절도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10.30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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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오산에 사는 윤 모(남)씨는 2020년 에코체 음식물처리기를 4년 렌탈로 계약했다. 3년 넘게 문제없이 잘 쓰다가 지난 7월 처음으로 작동 고장 문제가 발생했다. 고객센터에 AS를 요청했고 ‘빠른 AS 처리를 해주겠다’는 말에 기다렸지만 10월 중순이 되도록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윤 씨는 에코체에 해지 요청 및 7월 이후 납입된 렌탈료에 대한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는 “세 달 넘게 5번 이상 AS 접수를 요청했지만 한 번도 수리 기사가 방문하지 않았다. 고장으로 사용도 못하는데 해지까지 안 되면 계속 렌탈료만 내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북구에 사는 편 모(여)씨는 3개월 전 구매한 스마트카라 음식물처리기를 사용하다가 소음과 냄새, 에러 등으로 불편을 겪어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회사 담당자는 내부 규정상 환불·교환은 불가하며, 택배로 제품을 보내면 점검해 보겠다고 답했다. 음식물처리기를 택배로 발송한 후 2주가 지나서야 회사 측은 ‘제품에 문제가 없다’며 별다른 수리 없이 다시 돌려 보냈다. 편 씨는 "수리가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소음과 냄새로 이용이 힘들다"면서 "(수리도 안 했는데) AS처리 기간이 너무 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경기도 광주에 시는 김 모(남)씨는 웰릭스 음식물처리기를 사용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배수구가 막히는 문제가 생겼다. 설거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웰릭스 측에 AS를 요청하려고 했으나 고객센터는 도통 연결이 되지 않았다. 연락처를 남기면 답신을 준다는 자동응답 안내에 따라 전화번호를 남겼지만 무소식이었다. 김 씨는 “인터넷을 찾아 보니 수리 지연으로 인한 불만은 나뿐 아니었다. 서비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음식물처리기가 생활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으나 AS가 제때 이뤄지지 않거나, 서비스의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꼬리를 물고 있다.

30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제기된 음식물처리기 관련 불만은 200건을 웃돌았다. 특히 음식물이 상하기 쉬운 여름 성수기에 불만이 폭주했다.

롯데필링스, 스마트카라, 싱크리더, 웰릭스, 에코체, 휴렉 등을 포함한 중소업체들에 소비자 불만이 집중됐다. 신일전자, 쿠쿠, SK매직 등 종합가전업체들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도 적지 않은 소비자 문제가 제기됐다.
 


민원 유형별로 살펴보면 AS 관련 소비자 불만이 35.5%로 전체 민원 중 3분의 1을 차지했고 환불·위약금 불만이 21.2%로 뒤를 이었다. 이어 ▷고객센터 11.3% ▷설치·이전 8.9% ▷누수 6.4% ▷기타 1.5% 순으로 집계됐다.

이중 가장 많은 불만이 집중된 AS 관련 민원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리 품질과 지연에 대한 불만이 전체 59%를 차지했다. 이어 수리비용과 고객센터에 대한 불만이 각각 18.2%로 뒤를 이었고, 수리 거부를 당했다는 불만도 4.5%로 나타났다.
 


AS 품질의 경우 악취나 소음, 배관 막힘 등 제품 하자로 수리를 받았으나 동일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민원이 주를 이뤘다. 수리한 당일 또 다시 고장나기 일쑤였고 문제가 없다며 소비자의 과민이나 이용 과실을 탓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제품이 고장나 본사로 보냈는데 이전에 없던 스크레치 등 파손 흔적이 있다는 등 불만도 제기됐다. 이 밖에도 담당 서비스기사가 수리 도중 욕설을 하는 등 불친절한 태도를 보였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부품이 없거나 고치지 못한다며 수리를 거부하는 일도 빈번했다.

한 음식물처리기 업체 관계자는 “제품 하자로 고장난 경우도 있지만 음식물을 너무 많이 넣는다거나 넣어선 안되는 음식을 넣는 등 고객 과실이 있을 수 있다”면서 “AS품질을 어떻다 판단하기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우가 다양하고 고객 개개인에 따라 느끼는 게 다를 수 있다”고 호소했다.

AS 지연은 고객센터가 수차례 통화에도 연결되지 않거나 콜백(직원이 다른 상담 종료 후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서비스)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연락이 닿아 수리기사를 배치하겠다고 안내한 후에도 신속한 기사 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민원도 다발했다.

담당 서비스기사가 배치된 후에도 문제가 여전하다. 해당 기사가 며칠씩 고객의 연락을 받지 않아 제품을 빠르게 수리하지 못해 불편을 겪는 거다. 혹은 기사가 근처에 갈 일이 있을 때 수리해주겠다며 정확한 약속을 잡지 않는 일도 있었다.

웰릭스 관계자는 “음식물처리기가 고장나면 바로 불편함이 느껴지기 때문에 고객센터나 서비스기사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늦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는 하루나 이틀 만에 민원 해결이 완료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월요일이나 금요일 등 특정 요일에는 고객센터로 연락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 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각 대리점 소속 서비스기사들도 수리를 하는 도중에는 연락을 못 받아 콜백이 늦는 경우들이 있다”면서 “사내에 AS처리 현황을 체계적으로 보고하도록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휴렉스 관계자는 “본사에서 직접 대리점 소속 서비스기사들의 교육과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AS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답했다.

수리비용의 경우 매달 제품 렌탈 금액을 지불함에도 각 부품 교체 및 수리비용이 당초 비싸게 책정돼 렌탈 서비스 이용 가치가 없어졌다는 불만이 여럿 제기됐다.

수리 거부는 현장에서 수리기사가 정확한 설명 없이 수리를 거부하고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제품 교환을 제안하거나, 소음이나 냄새 등 불편사항이 발생해도 제품 자체는 이상이 없다며 수리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례가 접수됐다. 또 제품을 구입했을 때 전달받은 사용법과 실제 사용법이 달라, 음식물처리기를 실내가 아닌 베란다에서 써야 해 악취가 나도 수리를 해줄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황당한 사례도 접수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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