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은 부지급 건수도 경쟁사 대비 20~30%나 더 많았는데 회사측은 이에 대해 보험금 청구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0대 손보사의 지난해 보험금 부지급건수는 7만2158건으로 전년보다 6.7%(5254건) 감소했는데 이중 87.4%에 달하는 6만3075건이 삼성화재해상보험과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해상보험, KB손해보험 등 '손보 빅5'에 집중돼 있다.
또 보험청구건 가운데 보험금지급이 거절된 비율을 뜻하는 보험금 부지급률은 10대 손보사 평균이 1.42%로 집계됐는데 빅5 중 삼성화재와 DB손보를 제외한 3개사가 평균치를 상회했다.
이들 5개사는 보험료를 기준으로 산정한 지난해 상반기 손해보험시장 점유율이 81%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5대 손보사 가운데 지난해 보험금 부지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해상으로 1.57%를 기록했다. 10대 손보사로 범위를 넓혀도 농협손해보험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험금 부지급건수 역시 현대해상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부지급건수는 1만8089건으로 전년 대비 2000건이나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최다건수를 기록했다.

대부분 약관상 면·부책으로 인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현대해상의 부지급 사유 중 약관상 면·부책 사례는 1만6622건으로 92%의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해상은 실손보험 및 어린이보험 1위 사업자인 특성상 보험금 청구건수가 타사에 비해 많아 보험금 부지급건수와 부지급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상품 약관을 확인하지 않고 보험금과 무관한 치료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의 단순 사례도 부지급건수에 해당된다"며 "현대해상이 실손만 놓고 보면 업계 1위라 계약·청구건이 많아 부지급건수 또한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부지급률이 전년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1.55%를 기록하며 현대해상의 뒤를 이었다.
메리츠화재 역시 보험금 부지급 사유 대부분이 약관상 면·부책에 해당됐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부지급건수는 8215건으로 5대 손보사 중 가장 적었다. 이 외에 KB손보와 DB손보의 부지급률은 각각 1.49%, 1.38%를 기록했다.
5대 손보사 중 부지급률이 가장 낮은 곳은 삼성화재다. 삼성화재의 부지급률은 1.37%로 전년 대비 0.06% 떨어졌다. 손보업계 규모 1위인 삼성화재의 보험금 부지급건수는 1만3537건에 달했으나 대형사 중에선 평균을 상회하는 정도였다.
부지급건수는 현대해상에 이어 삼성화재,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순이었다. DB손보는 부지급건수가 3843건이나 줄었고, 메리츠화재도 1000건 이상 감소했다.

한편 10대 손보사 가운데 부지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1.8%를 기록한 농협손해보험이었다. 다만 농협손보의 부지급건수는 1055건에 그쳐 대형사 대비 현저히 적었다.
최저 부지급률을 기록한 곳은 MG손보다. MG손보의 부지급률은 0.91%로 나타났으며 부지급건수 또한 377건으로 10대 손보사 중 가장 적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물담보의 경우 손해액을 산정하며 보험금이 부지급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물담보 상품을 현대해상이 많이 갖고 있다"며 "실손보험상품 자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도 현대해상이기에 보험금 청구건수도 많고 부지급건수도 많아져 부지급률이 높게 집계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