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생보사가 출시한 신상품 26종 중에서 60% 가량이 건강보험 상품이며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대표 홍원학)은 올해 신상품 8종 중에서 건강보험이 5종에 달한다.
생명보험사들은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신계약마진(CSM)이 상대적으로 높은 건강보험이 수익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소비자 수요도 늘고 있어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0대 생명보험사가 출시한 신상품은 26종이며 그중 건강보험은 15종으로 58% 비중을 차지했다.

건강보험 신상품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올 들어 신상품 8종을 선보였는데 그중 건강보험만 5종에 달한다.
삼성생명은 4월을 제외하고는 올 들어 매달 건강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지난 1월 '삼성 더블보장보험'을 시작으로 ▲삼성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4(2월) ▲The라이트 건강보험(3월) ▲삼성 웰에이징 건강보험(5월) ▲The라이트 간편건강보험(갱신형, 무배당) (6월) 순이다.
가장 최근 선보인 The라이트 간편 건강보험은 암·뇌·심혈관 질환을 폭 넓게 보장하면서 최대 30년간 보험료 인상 없이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지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타사 대비 20~30% 저렴한 점도 특징이다.

교보생명(대표 신창재)와 흥국생명(대표 김대현)도 올 들어 건강보험 상품을 2건 신규 출시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1월 말 건강·사망·노후보장을 특징으로 하는 '교보3밸런스보장보험(무배당)'을 선보인 데 이어 4월에는 암 치료 전 과정을 보장하고 원발암부터 2차암까지 진단금도 마련하는 '교보통합암보험(무배당)'을 선보였다.
흥국생명은 지난 1월 노후 치매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흥Good 가족사랑 간편치매간병보험'을 선보였고 2월에는 10년간 입원 및 수술이 없으면 보험료를 낮추는 '흥국생명 다사랑 3·10·5간편건강보험'을 연달아 출시했다.
이 외에 한화생명(대표 여승주)과 농협생명(대표 박병희), 미래에셋생명(대표 김재식·황문규), 동양생명(대표 이문구), KB라이프생명(대표 정문철), 메트라이프생명(대표 송영록) 등도 각 1건씩 건강보험 신상품을 선보였다. 신한라이프만 유일하게 10대 생명보험사 중에 건강보험 신상품이 없었다.
생명보험사들이 연이어 건강보험 출시에 집중하는 것은 건강보험이 보험계약마진(CSM) 확대에 쉽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 후 보험사의 수익성 주요 지표가 CSM(보험계약마진)이 되며 생명보험사들은 건강보험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저축성보험은 미래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부채로 평가하지만 보장성보험의 경우 보험금 지급이 상대적으로 길어 CSM 확보에 유리하다. 보장성 보험 중에서도 종신보험에 비해 CSM 배수가 높은 건강보험이 주 타겟이 됐다.
수익성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수요도 다양한 질병 치료 보장이 가능한 건강보험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피보험자의 사망 시 유족들의 생활 보장에 집중한 종신보험이 대표적인 보장성보험 상품이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종신보험의 수요가 줄고 질병 치료 보장에 집중하는 건강보험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 설계 시 사업비가 많이 잡히고 수익성이 좋은 상품은 보장성보험이며 그중에서도 건강보험은 만기가 길지 않고 다양한 위험을 담보하고 있어 수요가 높다"며 "또한 최근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와 함께 당장의 부담이 큰 것보단 살아 있는 동안에 다양한 보장을 받길 원하며 건강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출혈경쟁으로도 치닫고 있는 건강보험 출시 경쟁으로 인한 생명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 악화 등 건전성 문제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CSM 확보를 위해 간병보험과 건강보험 등 장기보장성 보험을 다수 판매하면 보험사 요구자본도 늘어나 킥스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중에서 금융당국 기준 기존 킥스비율 권고치(150%)에 미달한 곳은 10곳으로 작년 말 6곳 대비 4곳 늘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